[옷로비 청문회] 이형자씨 '옷값 1억이란 말 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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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 법사위는 25일 옷 로비 의혹 사건 진상조사를 위해 사흘째 청문회를 열고 신동아그룹 최순영 (崔淳永) 회장 부인 이형자 (李馨子) 씨, 고급의상실 라스포사 정일순 (鄭日順) 사장, 김정길 (金正吉) 전 행정자치부장관 부인 이은혜 (李恩惠.본명 이순희) 씨 등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벌였다.

법사위는 이어 이형자.鄭씨, 연정희 (延貞姬.김태정 전 검찰총장 부인).배정숙 (裵貞淑.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부인) 씨 등 4명을 대질 신문했다.

증언에서 이형자씨는 한나라당 정형근 (鄭亨根) 의원이 "증인이 지난해 12월 19일 (옷값을) 안내려고 하니 동생인 이영기씨가 정일순씨와 전화통화한 뒤 '밍크코트 긴 것과 짧은 것, 망토 등의 옷값을 鄭씨가 내라고 했다' 고 증인에게 말했다는데 ' (옷값) 1억원' 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 고 묻자 "있다" 고 답변했다.

반면 정일순씨는 "이형자씨 세자매가 남편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 며 옷값 대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형자씨는 또 "이에 앞서 裵씨로부터 12월 17, 18일 옷값 대납 요구를 받은 적이 있으나 이를 거절했다" 며 "裵씨는 18일 전화통화 당시 '장관 부인들과 라스포사에 함께 있다' 고 말했다" 고 밝혔다.

이는 배정숙씨가 "옷값 대납 요구를 한 적이 없다" 고 주장한 것과 정반대된다.

李씨는 "배정숙씨가 12월 16일 앙드레 김 의상실과 페라가모에서 ' (김태정) 총장 부인이 2천4백만원어치를 구입했으니 알고 있으라' 고 말했다는데 들었느냐" 는 의원들의 물음에 "들었다.

그래서 옷값을 내려고 돈을 준비했다" 고 말했다.

李씨는 또 " (裵씨의) 요구대로 1억원 상당의 옷값을 치렀다면 남편이 구속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느냐" 는 질문에 "그렇다" 고 답변했다.

그러나 裵.延씨는 이를 모두 부인했다.

鄭씨는 "裵씨가 지난해 12월 18일 가게에 들러 '내가 서열 2위 장관 부인인데 요즘 젊은 사람들 비위맞추느라 힘들다.

좋은 손님들을 데려올테니 좋은 물건을 내놓을 수 있느냐' 고 말했다" 고 주장했다.

이는 옷 로비 실체가 없다는 검찰 발표와 달리 裵씨를 중심으로 고위층 부인들이 옷값 대납을 시도하려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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