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성추문등 소송비용 전재산 털어넣어야 할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취임과 동시에 특별검사의 잇따른 시비에 시달려온 클린턴 대통령이 지금까지 변호사들로부터 청구받은 비용은 9백9만달러 (약 1백9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올해초 성추문 소송을 취하한 폴라 존스양에게 85만달러를 지불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3백80만달러만 지불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클린턴 대통령은 이 돈을 모금과 보험금,가족의 재산 등으로 충당했다.

그러나 클린턴은 아직까지 5백29만달러에 이르는 돈을 더 물어야 한다. 클린턴이 보유한 재산을 다 쓸어 넣어도 될까말까한 액수다.

클린턴은 지난해 막대한 소송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클린턴 법률기금' 을 설립, 모금 캠페인을 벌여 4백50만달러의 돈을 모금했다.

이 기금에는 팝그룹 이글스의 멤버인 돈 헨리,가수 토니 베넷 등이 상한선인 1만달러를 기부했고 할리우드 스타인 로버트 드니로와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 등이 4천달러씩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클린턴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특히 임기말이 다가오면서 모금액은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클린턴 부부의 자산은 현재 보스턴 신탁은행에 예치된 약 5백58만달러가 전부. 이중 힐러리 여사가 소유한 부동산과 주식 등 5백만달러 가량은 신탁은행에 백지 위임돼 있다. 이는 힐러리만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남은 법률비용 5백29만달러를 지불하고 나면 클린턴 대통령 부부는 빈털터리가 되는 셈이다.

클린턴 대통령이 앞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소득은 올해 잔여 연봉 약 10만달러와 지난 15일 미 하원에서 통과된 대통령 연봉인상안에 따라 내년에 벌어들일 40만달러가 전부다.

물론 법률비용신탁측은 "대통령을 빈손으로 물러나게 해서는 안된다" 며 계속된 모금활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선 후보 경쟁에 나선 앨 고어 부통령까지 '클린턴 멀리하기' 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한 모금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최준호.장정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