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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유통공사, “한식 세계화 …먹는 건 모두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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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휩쓴 금융위기 여파로 올 1~7월 한국 수출은 지난해보다 22.5% 감소했다. 하지만 농수산물과 식품은 좀 달랐다. 1~7월 수출 실적이 24억3600만 달러로 전년보다 단 1% 줄어드는 데 그쳤다. 멜라민 파동 등으로 인해 중국산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전 세계에 퍼진 덕을 본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역할이 컸다. 농수산물과 가공 식품의 수출·수입·국내 유통을 맡은 aT는 올 들어 특히 해외 판로를 뚫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 초 수출 확대를 위한 ‘시장개척 특별팀’을 새로 만들었고, ‘회사의 식품 종합상사화’를 모토로 삼았다. “중국이 ‘다리 네 개 달린 것은 탁자, 날개 달린 것은 비행기만 빼고 다 먹는다’면, aT는 탁자와 비행기만 빼고 모두 식품으로 수출하겠다”는 태세다.

aT 관계자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한 해 1조6000억 달러 규모인데 식품 시장은 그 2.5배인 4조 달러”라며 “식품 산업이 한국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해외를 누비며 성과도 거뒀다. 일본 내 3400개 점포를 가진 유통업체 CGC, 중국의 대형마트인 RT-마트, 미국의 농산물 전문 공급회사인 멜리사 등 외국 대형 유통업체에 우리 농수산식품을 공급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그간 해외동포들에게 식자재를 공급할 목적으로 소규모 수출을 하던 것에서 벗어나 세계인에게 한국의 식품을 공급할 수 있는, 큰손들을 확보한 것이다.

aT는 또 세계 3대 요리학교인 프랑스 르 코르동 블뢰, 미국 CIA, 이탈리아 ICIF와 협약을 맺고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퓨전 한식을 개발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한식 세계화’가 농수산식품 수출을 늘리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이다.

한편으로 국내에서는 농가들이 대형 유통업체의 횡포에 휘둘리지 않는지 감시하는 파수꾼 역할도 한다. 올 상반기에는 유통업체들이 팔고 남은 명절 선물세트를 농가에 반 강제적으로 반품하는 것을 찾아내 앞으로는 이런 식의 반품을 할 수 없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규정을 만들게 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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