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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 헌금강요] 92년 휴거론 이장림 목사는 지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92년 10월에 일어난 '휴거 (携擧) 소동' .당시 다미선교회.다베라 선교회 등 10여개 종교단체의 2백여개 교회에서 "선택된 자만이 '공중들림' 을 받아 종말에 살아남는다" 며 휴거론을 퍼뜨렸다.

빠져든 사람이 전국에 2만여명. 그중엔 전재산을 바치거나 학교.직장을 그만두고 집단생활을 한 사람도 많았다.

다미선교회를 이끌며 휴거론을 주도했던 이장림 (52) 목사. 휴거가 불발한 뒤 지금은 이름도 '李답게' (사람답게, 목사답게 살자는 뜻) 로 바꾸고 서울마포구 S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 그는 "몇월 며칠에 종말이 온다고 못박는 시한부 종말론은 잘못" 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이 주의 계시라며 종말날짜를 밝혔지만 매번 틀렸다는 것. 李목사는 "사실 92년에도 나 자신은 종말이 10월 28일에 온다고 계시받지 않았다" 고 털어놨다.

선교회에서 함께 일하던 목사들이 한결같이 계시를 받았다고 해 이를 신도들에게 전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당시 다른 목사들에게 '정말 계시를 받았느냐' 고 물었다가 믿음없는 사람으로 몰리기도 했다" 고 밝혔다.

또 "휴거소동 이후에 시한부 종말론은 거짓이라는 소신을 폈더니 서울본부의 신도 5백여명이 금방 2백명으로 줄었다" 며 쓴웃음을 지었다.

종말론의 현혹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李목사는 "이런 정서 때문에 세기말을 맞아 시한부 종말론이 다시 힘을 얻는 것이다. 과거의 '계시' 가 모두 사실이 아니었듯 요즘 나오는 말들도 근거없는 것" 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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