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노조 파업 철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서울지하철노조가 파업 8일째인 26일 파업을 전격 철회하고 현업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22일부터 단축운행되며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었던 서울지하철은 27일 새벽부터 정상 운행됐다.

또 국내 최대 단위노조인 한국통신 노조도 이날로 예정됐던 전면 파업을 유보해 파업사태가 큰 고비를 넘겼으며, 민주노총의 춘투 파업투쟁은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서울지하철노조가 속해 있는 공공연맹은 이날 구조조정 자체를 철회하라는 당초의 입장을 완화, 정부와의 협상을 제안했다.

◇ 서울지하철 = 석치순 (石致淳)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일시 파업을 중단하고 노조원들의 현장복귀를 선언한다" 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농성중이던 승무지부 노조원 9백명 등 파업참가 노조원 전원이 이날 오후 10시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지하철노조 파업 철회를 환영한다" 며 "파업으로 인한 불안과 불편을 참고 견뎌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고 밝혔다.

노조측은 이날 2대 노조위원장을 지낸 김명희 (金明熙) 구로승무지부장을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선정하고 "시와 협상을 재개해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또다시 파업에 들어가겠다" 고 밝혔다.

石위원장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현 노조지도부는 당분간 명동성당에 남아

새 집행부 구성을 지켜본 뒤 2~3일안에 검찰에 자진출두키로 했다.

한편 노조의 파업철회에도 불구하고 시는 파업참가자에 대해 원칙대로 징계키로 기존 방침을 고수, 직권면직 시한인 26일 오전 9시까지 복귀하지 않은 노조원 4천2백44명 (미복귀율 46.8%) 이 무더기로 가담정도에 따라 징계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서울대에서 농성중이던 노조원 1천5백명은 오후 7시쯤 자진해산한 뒤 명동성당으로 집결했으며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이던 승무지부 노조원과 함께 오후 8시40분 정리집회를 갖고 9시20분 완전 해산했다.

노조측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의 구조조정안 백지화 요구를 철회하고 협상에 나서겠다" 고 밝혔으나 시는 "조합원은 우선 업무에 복귀하라" 며 조건부 협상제의를 거부했었다.

◇ 한국통신 = 노조 집행부는 26일 새벽까지 고려대에서 철야 대책회의를 가진 뒤 이날 오전 9시로 예정했던 총파업을 전격 유보했다.

한통 노조는 김호선 (金浩先) 위원장을 제외한 집행간부 전원이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전날밤 고려대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노조원 2천여명은 이날 오전 5시30분쯤 자진 해산했다.

◇ 공공연맹.민주노총 = 공공연맹은 26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조조정.연봉제 등 현안을 다루기 위해 공공연맹과 정부 대표 각각 5인씩으로 구성하는 실무교섭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의했다.

공공연맹은 정부측이 이같은 교섭안을 받아들일 경우 현재의 파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정부가 탄압만 고집한다면 5월 노동절을 기점으로 정권반대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는 경고를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27일부터 금속연맹의 파업을 강행하고 실업자.도시 빈민.농민.대학생 등이 참여하는 거리집회를 계속하면서 5월 1일 대규모 노동절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연맹은 27일에는 대우조선.한국중공업 등 5개 노조 1만3천여명이, 28일에는 한보철강.한진중공업 등 9개 노조 3만여명이 파업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사회부.전국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