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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사일 한미대응] 우리 미사일 현주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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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의 지대지 (地對地) 미사일은 사정거리 1백80㎞의 '현무' 가 주력. 전방에 배치해도 평양에 도달하지 못하게끔 미국이 규제하기 때문. 여기에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결국 이 '1백80㎞' 는 '군사적' 거리가 아니라 '정치적' 거리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79년 개발된 '백곰' 미사일을 80년대 들어 '현무' 로 개량하면서 미측에 '한.미 미사일 양자지침' 을 전달했다.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부품과 기술을 제공받는 대가로 "1백80㎞ 이상의 어떠한 미사일도 개발이나 획득하지 않겠다" 는 각서를 쓴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현무' 이상의 미사일 개발이 불가능하고 '현무' 미사일도 올해말까지 생산하도록 계획돼 있다.

'현무' 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에이타킴스 미사일을 도입하고 있지만 사정거리는 1백30㎞에 불과하다.

그래서 정부는 '1백80㎞ 제한' 을 철폐해 주도록 미측에 줄곧 요청해 왔다.

국제협정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 (MTCR)에서도 사정거리 3백㎞ 이상 기술이전만을 통제하는 만큼 3백㎞ 수준으로 늘려달라는 주장이다.

미측은 원칙에도 없는 자신의 의지를 고집할 수 없게 되자 우리 주장에 원칙적 동의를 하면서도 갖가지 조건을 붙여 아직껏 난항을 겪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이 3백㎞ 이상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위해 미사일 관련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필요시에는 사찰도 받으라" 는 요구.

우리가 보유한 단거리 지대지미사일로는 사정거리 38㎞의 어네스트 존 미사일이 있지만 도입된 지 30년이 지나 폐기 중이다.

지대공 (地對空) 미사일로는 사정거리 1백80㎞급의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이 있다.

필요시 지대지미사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지대공미사일로 개발돼 방어용 미사일로 분류된다.

단거리 지대공미사일로는 국내기술로 개발한 '천마' 가 있다.

사정거리 5~8㎞ 정도. 또 사정거리 5㎞ 미만의 휴대용 대공미사일 스팅어 (미국제).재블린 (영국제).미스트랄 (프랑스제) 과 사정거리 40㎞ 정도의 호크 (미국제) 대공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으나 북한에 비해 단연 열세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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