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 가다듬는 노동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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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임금.단체협상과 연계된 노동계 춘투 (春鬪) 회오리가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노동계는 고용불안과 생활고에 가위 눌린 여론을 등에 업고 투쟁에 불을 지피겠다는 전략인 반면 정부와 재계는 경제를 걱정하는 일반 국민 정서에 기대는 맞불작전으로 배수친을 치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27, 28일 각각 대규모 군중집회에서 '실력행사를 통해' 요구사항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양대 노총은 정부와 재계가 구조조정 중단.노동시간 단축 등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4월부터 총파업 등 대정부 총력투쟁을 전개, 힘으로 밀어붙이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이미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 25일 금속산업연맹이 시한부 파업을 벌이는 등 투쟁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노사화합' 을 선언한 기아와 집행부 선거를 앞둔 현대자동차 등 주축 세력의 호응이 약해 투쟁력 결집에 타격이 있지만 이미 파업을 결의한 서울지하철 노조를 앞세워 4월 중순부터 임금협상과 맞물려 불을 댕길 계획이다.

노동계가 지금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여론의 향배. 지난달 말 노사정위 탈퇴 이후 장외투쟁을 위한 충분한 명분이 축척됐다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만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불만과 조직개편에서 보여준 정부의 고통분담 외면이 동정 여론을 확산시킬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지금 노동계는 투쟁 수위.강도 및 참여폭을 끌어올리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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