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 인프라 확충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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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아시아 각국이 인프라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기반시설부터 구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각국의 움직임은 더욱 부산하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경제주간지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지 최신호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아시아 주요국이 계획하고 있는 사회기반시설 구축 규모는 연평균 5천1백54억 달러. 중국은 2003년까지 1조2천억 달러를 투입,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짓겠다는 청사진을 지난해 내놓았다.

주요 재원은 외국 기업들의 투자와 세계은행 (IBRD) 및 아시아개발은행 (ADB) 차관이라는 게 중국 정부의 설명이다. 홍콩도 향후 5년동안 3백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 문을 연 첵랍콕 국제공항에 이어 2004년까지 1백41억 달러를 투입, 고속철도망 2백㎞를 새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홍콩 당국은 이 철도망이 완공될 경우 교통망과 물류시스템의 효율성이 현재보다 40%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은 2003년까지 1백40억 달러를 들여 수도 타이베이 (臺北) 와 카오슝 (高雄) 을 잇는 고속전철을 건설한다는 방침. 특히 50억~60억 달러를 투입해 고속전철과 주변 도시를 거미줄처럼 연결, 대만의 교통망을 고속 시스템으로 손질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고의 인프라시설을 자랑하는 일본도 향후 5년동안 매년 8백20억 달러를 인프라 개선 자금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싱가포르는 새로운 인프라 구축만이 21세기 사활을 결정한다고 믿고 있다. 올해만 6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이를 82억 달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보화시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국을 디지털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7개의 섬으로 이뤄진 주롱섬을 41억 달러를 들여 서로 연결하고, 이곳에 2003년까지 아시아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진행중이다.

이밖에 태국은 매년 40억 달러, 인도는 17억 달러를 각각 항만.도로.철도 건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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