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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비 비리 백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현재 전국의 경찰에서 수사.내사중인 아파트 비리사건은 모두 4백40건에 이른다.

아파트 관리비 도둑은 부녀회장이나 자치회장 등 주민대표에서부터 관리사무소 직원, 소장까지 망라돼 있으며 수법도 허위계산서, 통장변조, 각종 커미션 챙기기 등 다양하다.

속속 드러나는 관리비 '삥땅사례' 를 유형별로 정리했다.

◇ 허위 계산서 = S아파트 관리소장 李모 (55) 씨는 지난해 3월 ㈜대원정화에 정화조 청소비 1백40여만원을 냈다.

그러나 李씨는 대원정화로부터 백지영수증을 넘겨 받아 청소대금이 2백여만원인것 처럼 허위계산서를 만들어 60여만원을 가로챘다.

李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94년1월부터 최근까지 무려 2천5백여만원을 가로챘다.

◇ 경리의 통장 변조 = M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리 姜모 (29.주부) 씨는 자신이 보관해오던 관리소장 및 아파트자치회장의 도장을 이용해 돈을 빼낸 뒤 통장에 기록된 잔액을 칼로 긁어 고치는 등 상습적으로 통장을 변조했다.

姜씨가 지난 96년 8월부터 최근까지 30여차례 걸쳐 빼내 쓴 돈은 3천1백여만원. 경찰은 장기간에 걸쳐 범행이 이뤄진 점 등으로 미뤄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공사비 차액 =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S.J아파트 자치회장과 관리소장은 최근 이 아파트의 전기시설.하수시설이 노후돼 수리를 해야한다며 3천여만원의 공사비를 지출했다.

그러나 실제 공사비는 1천5백여만원. 조사결과 주민대표와 관리소장.업자가 5백만원씩 나눠 먹었다.

◇ 보험가입 커미션 = S.D아파트 L모 (49) 소장은 3천만원짜리 화재보험에 가입하고 보험업자로부터 6백만원의 커미션을 받은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3차례 이상 보험회사가 교체된 점으로 미뤄 액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자치회 관계자들도 개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승강기 보수.점검비 = H아파트 관리과장과 주민 대표들은 D사로부터 1년에 1개월은 승강기를 무상으로 보수.점검해준다는 계약을 해 놓고 이를 유상으로 계산해 주민들에게 3백40만원을 걷어 가로채는 등 매년 1개월치씩의 승강기 보수.점검비를 착복했다.

이들은 또 승강기 수리비를 2~3배 부풀려 계상하거나 관리업체를 변경해주는 조건으로 상습적으로 돈을 챙겼다.

◇ 관리소장 판공비 = D아파트 金모 (46) 관리소장은 주민들도 모르게 아파트 자치운영회비에서 매월 30만원을 떼 자신의 판공비로 지출했다.

경찰은 金소장이 이같은 수법으로 자치회 간부들의 판공비도 제공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중이다.

◇ 알뜰시장 사례금 = 경찰은 H아파트 자치회 간부들이 매년 10여차례씩 바자회.알뜰시장.임시재래시장 등을 단지내에서 열 수 있도록 해 주는 조건으로 상인들로부터 한건에 1백만~5백만원씩 받아 일부를 가로챈 혐의를 밝혀내고 수사중이다.

사례금 명목은 '노인정 월동대책비' '불우이웃돕기 성금마련' 등이었다.

◇ 야유회비.반상회비 = H.S아파트 동대표와 주민대표들이 체육대회 등을 개최하면서 각 가정으로부터 배당금을 거둬 멋대로 사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 이자.연체료 = 경찰은 K.C.B아파트 부녀회장.자치회장.관리소장등이 관리비를 예치해 얻은 은행이자를 가로챈 혐의로 조사중이다.

이들은 관리비를 제때 납부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 연체료를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 곤도라 사용료 및 경비원 급여 = C.B아파트 자치회와 부녀회 간부들은 곤도라 사용 수익금을 떼 먹었다.

부녀회 간부들은 유통업체에서 제공한 잡수익금을 가로채고 특히 경비원수를 실제보다 부풀려 계상, 매달 수백만원씩 착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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