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직 전문기자리포트]신공항철도-지하철9호선 노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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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하철과 철도를 붙이는 게 그렇게 힘든가.

김포공항.여의도.반포.무역센터.잠실 등 서울 강남 주요지역을 동서로 관통하는 지하철9호선과 영종도 신공항.김포공항.서울역을 연결하는 신공항철도를 붙여 직결운행하자는 논쟁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하철3호선.일산선처럼 통합해 "직결운행하라" 고 주장하지만, 건설주체인 서울시.철도청이 "안된다" 는 이유를 번갈아 댄다.

건설교통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만 끌어온 것. 그러나 상황이 급해졌다.

철도청의 신공항철도 민자유치협상이 '환승.직결' 이 결정 안돼 차질을 빚던 차에 미국 벡텔사 등이 "32억달러 외자유치를 하겠다" 며 조속한 결론을 압박하고 나선 것. 이제 어찌 됐든 결론을 내야 할 판이다.

서울시.철도청.민자사업단 등 건설주체들은 '환승' 을 선호한다.

특히 민자사업단은 신공항철도 수요가 당초 계획치의 55%밖에 안되고 수색~서울역간 공사비도 비싸 수익성이 별로 없어 9호선 승객을 김포공항역에서 갈아타게 해 강남북 수요를 모두 수용해야 수입이 늘기 때문에 환승을 주장한다.

철도청은 "원래부터 환승이 방침이었는데 중간에 일이 꼬였다" 며, 지하철을 신공항철도 시설기준에 맞추는 데 들어가는 추가 투자비를 고려하면 '직결' 은 실효가 없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도 환승을 좋아한다.

그러나 최근 "9호선은 급행철로 건설해 신공항철도에 붙여야 한다" 는 전문가들 주장이 거듭되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환승역이 14개나 되는 9호선은 지하철 2, 7호선.올림픽대로와 대체될 수 있어 "완행 9호선은 아예 타당성이 없다" 며 급행철 건설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일부는 양보했다.

시는 최근 ▶정차역을 절반으로 줄여 표정속도를 시속 34㎞에서 44㎞수준으로 향상시키는 방안 (1안) ▶38개 역은 그대로 두되 급행철 대피시설을 설치해 속도를 향상시키는 방안 (2안) 등 9호선 급행화 방안을 검토했다.

1안은 이용승객은 17% 줄지만, 건설비가 4천6백억원 (17.3%) 줄고, 운영비는 물론 승객시간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방안이다.

2안은 건설비가 1천2백억원 더 들고 (4.5%) , 완행철 이용승객의 운행시간이 다소 증가한다.

서울시는 2안을 택했다.

그러면서 지하철을 꼭 신공항철도에 붙이려면 비용을 건교부가 부담하라는 입장이다.

이제 건교부의 고민만 남았다.

정답은 ▶왼쪽 (철도청) , 오른쪽 (지하철) 으로 제각각인 철도운행방향을 한쪽 (오른쪽) 으로 ▶지하철 전기방식을 교류로^9호선을 고급화해 신공항철을 바로 진입시켜 출퇴근시간대에도 급행철이 다닐 수 있도록 ▶서울역~김포공항간 신공항철 운행계획을 수정해 급행9호선을 신공항철도에 끼워 넣는 방안 등이다.

건교부가 양 기관을 더 설득할 것인가, 돈을 좀더 마련하는 방안을 생각할 것인가.

어찌 됐든 신공항~ASEM회의장을 1시간에 주파하는 고급철도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음성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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