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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정선민 투혼 신세계 첫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신세계 '기둥센터' 정선민은 두번 울지 않았다.

5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전2선승제) 1차전에서 정선민은 4반칙에 몰리면서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 한빛은행을 62 - 60으로 꺾는 수훈을 세웠다.

경기를 앞둔 정선민은 두가지 악재에 시달렸다.

하나는 국민은행과의 예선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혈전을 벌이다 입은 왼쪽 발목부상이었고, 다른 하나는 예선리그때 자신의 5반칙 퇴장 때문에 한빛은행에 졌다는 자책감이었다.

진통제를 맞고 코트에 들어선 정의 우려는 경기 초반 현실로 나타났다.

한빛은행은 정선민만 코트 밖으로 내보내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 정이 지킨 골밑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정선민은 골밑을 파고드는 상대 선수를 막다가 1쿼터에서만 3개의 파울을 범했다.

정이 냉정을 잃으면서 초반 주도권은 한빛은행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예선리그 연장전 패배의 악몽을 떠올린 정은 마음의 평정을 찾기 시작했다.

수비에서는 집요하게 파고드는 한빛은행 선수들의 반칙유도 작전을 절묘하게 피해나갔고, 공격에선 골밑을 벗어나 동료들에게 슛 기회를 만들어주는 '찬스메이커' 로 변신했다.

정의 두뇌플레이는 적중했다.

52 - 48로 박빙의 리드를 하던 4쿼터 중반 정은 상대 수비를 속인 뒤 이언주에게 멋진 어시스트를 했고, 이는 통쾌한 3점슛을 작렬해 승부의 키를 완전히 신세계쪽으로 돌려놓았다.

경기종료 1분30초전에는 깨끗한 미들슛을 성공시킨 후 승리를 직감한 듯 두팔을 번쩍 치켜들어 열렬한 응원단의 함성에 화답했다.

26득점에 17리바운드.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양팀 통틀어 최고의 기록이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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