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부 임원인사…'MK친정체제'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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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현대자동차 경영권의 완전 장악을 위한 정몽구 (鄭夢九) 회장의 물갈이 인사가 서둘러 단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4일 일부 본부장급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금을 관장하는 재경본부장의 교체. 올해초 본부장을 맡은 김호경 (金好慶) 전무가 2달여만에 물러나고 김원갑 (金元甲) 현대산업개발 전무가 중책을 맡게 됐다.

신임 金본부장은 그룹 종합기획실 이사를 거쳐 지난 97년부터 산업개발의 기획.경리.재정담당 상무를 맡았던 鄭회장의 측근. 정세영 (鄭世永) 명예회장쪽 인사로 알려진 김호경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기획실장으로 전보됐다.

이와 함께 홍보실에 그룹 PR사업본부의 김상욱 (金相旭) 이사를 발령, 지난 2일 홍보실장으로 새로 임명된 이전갑 (李銓甲) 부사장과 호흡을 맞추도록 했다.

연구소측 임원에 대한 승진 배려도 눈길을 끄는 대목. 3일자로 이충구 (李忠九)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기아 통합연구개발본부장을 맡긴데 이어 4일 김상권 (金相權).박종서 (朴鍾緖) 상무를 각각 전무로 승진시켰다.

최근 실시된 인사에서 연구소 인원 3명만 승진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남양연구소 제품개발센터장을 지내다 지난 1월 기획실장에 임명됐던 金전무는 이번 승진과 함께 선행연구소장으로 임명돼 본업으로 복귀하게 됐다. 朴전무는 현재 자동차디자인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현대측 관계자는 "국내본부장과 서비스본부장이 아직 공석이어서 추가 인사가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들 인사는 비록 규모는 소폭이지만 鄭회장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단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오는 12일께 이사회를 열고 鄭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등 경영체제 정비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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