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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고득점 올리는 맞춤 독서법?

중앙일보

입력


보는 이의 관심을 확 잡아끄는 독후감을 쓰고,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서울중등 독서토론논술 교육연구회 소속 박정준(오산고·국어)·이효근(보인고·과학)·강용철(경희여중·국어) 교사가 중학 시절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맞춤 독서법을 제시했다.

‘죽은 책’ 쌓아두는 일 피해야
강 교사는 “아이들이 표지가 예쁘거나 가격이 싼 책을 고를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책의 내용보다 외형적 요소에 주목해 책을 고르다보니 문제가 생긴다는 설명. 그는 “저자와 목차를 살펴보고, 그 자리에 서서 처음 몇 페이지를 바로 읽어보라”며 “뒷 내용이 궁금하고 계속 읽고 싶은 책을 사야 책꽂이에 묻어두는 ‘죽은 책’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부와 연결하고 싶은 욕심에 고전위주로 무리하게 독서계획을 짜면 역효과를 가져오기 쉽다. 지겹다는 느낌이 독서를 싫어하게 만들 뿐더러 제대로 소화하기도 어렵기 때문. 박 교사는“루소를 읽었다는 아이에게 핵심내용을 물으면 대답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무작정 학습독서에 치중한 아이보다, 수준에 맞는 쉬운 책을 다양하게 접한 아이가 논술에도 강하다”고 지적했다.

책을 고를 때는 소설·예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식적으로 선별한다.역할 모델을 보여주는 청소년 성장소설, 당대의 사회흐름에 맞춘 책도 읽어볼 만하다. 이 교사는 “지난 해까진 생명공학분야가, 올해는 나로호 발사로 우주개발 분야의 책이 유행인 추세”라며 “시사상식과 자연스레 연결돼 사회문제를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독서포트폴리오 작성으로 독후활동을 재미있게
책을 읽을 때는 한권을 읽어도 제대로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 이를 위해 강 교사는 “책을 손님처럼 대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인상깊은 구절에 밑줄을 긋고,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은 여백에 꼼꼼하게 메모해본다. 그는 “독후감을 줄거리요약문처럼 쓰는 학생은 책을 덮고 난 뒤의 마지막 느낌에만 감상을 의존하기 때문”이라며“책을 읽을 때 떠오르는 느낌을 그때마다 여백에 적어두면 책 전체가 하나의 감상문이 된다”고 말했다. 책이 지저분해지는 게 싫다면 포스트 잇 위에 내용을 적어 붙여도 무방하다.

책을 다 읽은 뒤에는 독서포트폴리오를 작성해도 좋다. 밑줄 그은 구절을 정리해 노트에 옮기고 나의 경험과 사회사건을 연관시키다보면 자연스레 사고가 확장된다. 박 교사는 “삶에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문학적 지식은 별 소용이 없다”며 “책의 주제가나·사회와 연관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사고력이 발달한다”고 말했다.

독서를 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어설프게 이해한 뒤 중도 포기해버리는 습관. 이 교사는 “답만 알고 ‘그렇구나’하고 책을 덮어버리면 머리에 남는 것이 없다”며 “책에서 자세히 설명되지 않은 부분을 다른 수단을 통해 알아내는 습관을 중학생 때 몸에 익혀둘 것”을 강조했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 사진=김진원 기자jwbest7@joongang.co.kr >


[사진설명]
전문가들은 중학생 시기의 독서는 “읽기 쉽고 재미있는 것 위주로 선택하라”고 입을 모은다. 왼쪽부터 이효근, 강용철, 박정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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