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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선물세트에 고추장까지 타사제품 한데 묶어 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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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올 설에는 다른 회사 제품을 함께 집어넣은 선물세트가 많이 선을 보여 눈길을 끈다. 식용유와 고추장, 참기름과 장조림 등…. 한두가지 제품을 세트화한 종전 방식과는 달리 전혀 성격이 다른 여러가지 물건을 하나로 묶은 것.

대기업 - 중소기업 제품간 짝짓기나 유통 대행사 제품은 물론 심지어 경쟁사 물건까지 묶어 세트화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적과의 동침' 인 셈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 제품의 경우 독자적으로 선물세트를 만들기 어렵고, 대기업 입장에서도 질좋고 지명도가 높은 중소기업 제품을 통해 선물세트의 이미지를 높이면서 소비자에게도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어 이른 마케팅 전략을 동원했다" 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낱개로 구입하는 것과 값이 비슷하면서도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 이런 복합형 선물세트를 내놓았거나 준비중인 곳은 동원산업.제일제당.대상 등 식품회사들이 주류를 이룬다.

동원은 간장생산업체인 신송식품의 제품을 함께 집어넣은 '복합세트' 2종류를 선보였다. 복합1호는 동원산업의 옥수수식용유.참치캔.햄과 신송식품의 고추장을 세트로 묶은 것. 식용유 0.9ℓ짜리 2병 (6천7백원).동원라이트스탠더드 참치캔 1백50g짜리 4개 (5천6백원).골프팜 햄 2백g짜리 3개 (6천9백원) 와 신송자연초고추장 5백g짜리 2개 한세트가 2만5천원이다.

복합2호는 동원 콩식용유 0.9ℓ짜리 2병 (6천7백원) 과 신송간장 1ℓ짜리 1병 (1천5백원) 을 한세트로 묶어 8천2백원. 동원 관계자는 "신송식품 제품의 유통을 대행해주고 있어 비용도 줄이고 판매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다음 명절에는 세트 종류를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제일제당은 생활용품 선물세트 11종류중 10가지를 복합세트로 꾸몄다. 사조산업.부광약품.유니레버의 제품을 함께 섞은 종합세트가 그것. 생활종합 12호세트의 경우 아쿠아샴푸.콘트롤샴푸.해초비누.안티프라그치약.크리안칫솔을 낱개로 구입하면 1만1백30원이나 세트가격은 9천9백원.

참치 실속1호세트의 경우 살코기캔.장조림.백설진한참기름을 한세트로 꾸며 낱개가격 (2만8천9백원) 과 거의 비슷한 2만9천원에 내놓았다. 제일제당은 이런 식으로 사조산업의 참치세트 10종류와 김세트 3종류를 비롯해 일양약품 영비천 드링크 1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사조참치세트 중 2종류는 참치.참기름.장조림을 한세트로 묶어 실속을 더했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선물세트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이런 유형의 결합을 시도했다" 며 "중소기업은 손쉽게 선물세트 제작에 참여할 수 있고 대기업은 상품군을 다양화할 수 있어 앞으로 복합선물세트의 비중을 더 늘릴 계획" 이라고 밝혔다.

제일제당은 또 인터넷쇼핑몰 (http://www.cjshop.com) 을 이용하는 고객에는 값을 15~20%까지 할인해주는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대도시는 주문한지 2~3일이면 배달이 가능하고 2만원어치 이상을 구입하면 배달비가 무료라는 것.

지난달부터 전국 각 지사에 '소사장제' 를 도입해 다른 회사 제품판매까지 취급하고 있는 대상㈜도 복합선물세트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전국 지사에서 지역특성에 따라 지역특산물이나 중소기업제품을 함께 파는 과정에서 선물세트를 하나로 묶는 방안을 도입하려는 것이다.

대상 관계자는 "전국 지사의 소사장들이 이익을 내기 위해 타사 제품도 선물세트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스스로 알아서 결정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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