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美퀄컴사 앤드류 비터비 부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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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퀄컴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신기술 개발과 한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시장확보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퀄컴은 부호분할다중접속 (CDMA) 방식 휴대폰을 표준으로 정한 한국과 함께 이 방식을 사용하지 않은 국가에 대한 영업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미국 퀄컴사의 앤드류 비터비(63) 부회장은 정보통신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 그는 CDMA방식 휴대폰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데 참여하기도 했다. 인터넷을 통해 비터비 부회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 향후 휴대폰 사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최근 유럽에는 휴대폰 보급률이 50%에 육박한 국가가 등장했다. 하지만 아시아지역의 보급률은 아직 5% 이하인 곳이 적지 않아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

- CDMA방식은 유럽방식보다 전세계적인 보급률이 떨어진다.이를 극복할 방안은.

"우리 기술이 유럽방식보다 보급률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퀄컴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CDMA기술이 각국의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수억달러를 들여 보다 유용한 기술로 개선해나가고 있다. 유럽방식은 가입자 수용능력에 한계가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우리 기술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

- 현재 차세대 영상휴대폰 표준을 두고 미국.유럽간 설전이 뜨겁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차세대 영상휴대폰을 'IMT - 2000' 이라 하는데 한국은 2002년 월드컵 때까지 실용화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 현재 이에 대한 표준이 국제전기통신연합 (ITU)에서 논의 중인데 퀄컴은 모토로라.삼성전자 등과 손잡고 'cdma원 그룹' 을 결성, 유럽국가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 최근 기술료 협상을 둘러싸고 한국 기업들과 마찰이 있는데.

"한국 제조업체들도 지난 9개월 동안 CDMA방식 휴대폰을 9억8천만달러어치나 수출했다. 양측은 파트너 관계를 통해 상호 이익을 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기술료 협상은 원만하게 타결될 것으로 믿는다."

- 퀄컴은 대덕연구단지내 정보통신대학원대학에 CDMA연구소를 설립하려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유는 무엇인가.

"퀄컴은 현재 미국.이스라엘 대학의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 중국 베이징 (北京) 체신대학에도 지원을 추진 중이다. 정보통신대학원에 대한 지원 건은 원래 대학측의 요구에 의해 1백만달러 규모의 지원을 하기로 했는데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무산돼 유감이다."

비터비 부회장은 MIT대학에서 전자공학 학.석사, 남가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난85년 퀄컴 설립때부터 초창기 멤버로 참여해왔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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