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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평송청소년수련원서 학교폭력 고발 연극 행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증인이 팔이 부러질 정도로 부상을 입었다면 학교에선 가해학생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했겠군요. " (변호사)

"아뇨, 나머지 한 팔마저 부러질까 두려워 신고를 안했습니다. " (학생)

3일 오후2시 대전시서구둔산동 평송청소년수련원. 한때 학교폭력 등으로 문제아였던 청소년들이 학교폭력의 폐해를 고발하는 연극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다.

학교 중도탈락자 등을 위한 학력인정 사회교육시설인 대전예지중.고교 (교장 朴敬煥) 재학생인 이들 주인공들이 펼친 연극은 '학원폭력예방 형사모의재판' 이었다.

학교측이 학생 인성교육의 하나로 마련한 이 모의재판에는 과거 학교폭력에 가담한 경험이 있는 학생 15명이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판.검사 등의 배역을 맡아 출연했다.

학생부장 노장덕 (盧張德.34) 씨가 대본을 쓴 모의재판은 한 고교생이 학교폭력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 사건과 관련된 재판과정을 그렸다.

40분간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과 학부모 등 4백여명의 관객들은 재미있는 대사가 나올 때마다 폭소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반면 충격적인 장면에서는 실제 사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긴장감이 극장안에 감돌았다.

변호사역으로 출연한 박연 (고교 1학년) 양은 "비록 연극이지만 동료학생간의 사소한 싸움이 어렇게 커질 수가 있다는 것을 보고 학원폭력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며 "다른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켰던 과거를 되돌아보며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하며 반성하게됐다" 고 말했다.

朴교장은 "한때 직접 학교폭력에 연루됐던 학생들의 목소리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마련했다" 고 말했다.

지난 3월 문을 연 예지중.고교는 학교 중도 탈락자와 소년원 출소자, 만학도 등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현재 주.야간을 합쳐 중학교 81명, 고교75명 등 1백46명이 재학중이다.

대전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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