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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증권사가 본 5대 그룹 개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외국 증권사들은 5대 재벌이 부채비율을 2백%까지 줄이기 위해서는 최대 69조원어치의 자산.자회사 매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5대 재벌을 비롯한 재계가 정부의 구조조정 요구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비협조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이는 정부와 은행권의 지원을 최대한으로 확보하기 위한 재벌들의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한국투자신탁은 HSBC(홍콩). 크레디리요네 (프랑스). 다이와(일본). ABN암로 (네덜란드). SG (프랑스). 워버그딜론 (스위스) 등 6개 외국 증권사로부터 재벌 구조조정에 대한 견해를 받은 결과 이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2일 밝혔다.

부채비율 축소를 위한 방법으로 재벌들은 우선 유상증자를 최대한으로 실시한뒤 분사. 외자유치. 자산매각 등의 순으로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외국 증권사들은 분석했다.

다음은 각 증권사들의 견해.

◇ HSBC증권 = 5대 재벌이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축소할 경우 최대 35조원어치의 증자를 해야 하며 경상이익에만 의존할 경우 50조원어치의 순이익을 내야 한다.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유상증자. 경상이익. 자산매각 등을 병행해야 한다.

금융기관의 동일계열 여신한도가 축소된데다 합병 등으로 은행수가 10개 내외로 줄어들 전망이어서 재벌에 대한 대출금상환 압력은 앞으로 7~8년간 계속될 것이다.

◇ 크레디리요네증권 = 5대 재벌의 계열사들은 회생가능.회생불투명.퇴출대상의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회생불투명에 속하는 기업들인데 이들은 대부분 워크아웃 대상에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감자(減資) 등으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엄청날 것이다.

◇ 다이와증권 = 5대 재벌의 개혁은 IMF.세계은행은 물론 주요 외국인 투자자들이 모두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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