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돌고래 차순이연하신랑 맞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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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내년 3월 제주도의 수컷 돌고래가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장가온다.

초산 연령 (5세) 을 넘기도록 제대로 된 짝을 못만난 서울대공원의 '노처녀' 돌고래 차순이 (7세)가 신랑을 맞게 되는 것. 신랑감 후보로는 현재 제주 중문단지내 퍼시픽 랜드에서 돌고래 쇼 기초기술을 습득하고 있는 다섯살 짜리 검등이와 비양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각각 몸값 6천3백만원에 이르는 이 수컷들은 지난 8월 제주도 근해에서 포획됐다.

지난해 5월 일본에서 3살 연상인 차돌이에게 시집온 차순이에게는 아픈 실연의 상처가 있다.

올 4월 일본에서 들여온 같은 또래의 암컷 바다에게 '남편' 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 김영근 (金榮根) 동물부장은 "차돌이가 성질이 온순한 차순이를 따돌리고 바다와 딴 살림을 차렸다" 며 "착한 성품덕에 뒤늦게나마 연하의 건강한 지아비를 맞게 돼 경사" 라고 축하했다.

현재 이들 3마리는 같은 둥지에서 '어색한 동거' 를 몇 개월째 계속하고 있다.

대공원측은 당초 차순이의 짝을 포항 근해나 제주 인근에서 포획하려고 했으나 비용이 억대를 넘어 최근 국내 구매에 나섰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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