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량살상무기에 대처를”클린턴 미군기지 방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방한 사흘째인 22일 전방 미2사단과 오산 공군기지를 방문, 조지프 허드 미7공군사령관 등 미군 장병을 격려하고 대북 (對北) 경각심을 당부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오산기지 U - 2정찰기 격납고 앞에서 연설을 통해 "비록 미국과 북한간에 대화채널은 열려있지만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면서 "미국 정부는 북한이 대량살상 무기를 포기하고 핵의혹에 대한 사찰을 받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최선의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은 지금까지 이라크의 살상 무기에 주로 관심을 보여 왔으나 북한도 관심 대상의 하나" 라며 "북한은 대형 살상무기인 미사일과 화학.생물학 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지하 핵시설을 개발중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고 덧붙였다.

그는 '매우 위험한 적인 북한과 가까운 거리에서 대치하고 있는' 사실을 거듭 상기시키며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통한 대북억지력 제고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주문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고 밝히고 "여러분들의 군사적인 힘은 세계평화를 위한 우리들의 외교노력과 한국의 대북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고 역설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민과 우방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도 할 각오가 돼 있고 능력도 있다" 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을 맞은 오산기지측은 임시 연설대 주변에 F - 16 (팰컨).A - 10 (탱크킬러).HH - 53 (특수작전용 헬기) 등 각종 신형무기를 배치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오산기지 방문에 앞서 경기도 포천군 미2사단 훈련장을 방문, 프랭크 디스 사단장 등 한.미 양국군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이들을 격려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20분에는 숙소인 하얏트호텔 부근 용산 미8군기지내 메모리얼 교회의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하얏트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묵은 뒤 23일 오전 이한 (離韓) ,괌을 방문한다.

이날 CNN 등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한.미 양국 정상이 북한의 지하핵시설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와 미사일 개발중단 등을 촉구했으며, 클린턴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양국 장병들과 만나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오병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