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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건선.습진등 환자 44명 3~4주 정신치료로 증세 호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피부도 마음이 지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의 의학잡지 PMJ는 최근 영국 켄트&켄터베리병원 피부과 하반스 카푸어박사팀이 정신치료를 통해 난치성 피부질환을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치료법으로 잘 낫지 않는 건선 (乾癬).아토피성 습진 (濕疹) 등 피부병 환자 64명 중 44명이 발병 직전 이혼이나 배우자의 죽음.이사 등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정신적 충격이 피부질환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한 셈. 연구진이 이들 44명에 대해 3~4주 간에 걸쳐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 등 정신치료를 실시한 결과 90%가 증상이 현저하게 좋아졌다는 것. 그 후 지금까지 계속 건강한 피부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건선은 아직까지 뚜렷한 완치방법이 없어 평생 스테로이드 등 약물치료나 인공 자외선을 쬐어주는 광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하면 관절염을 일으키고 생명까지 위협하므로 건선 증세를 가라앉히느라 항암제도 투여할 정도. 따라서 약물치료 없이 정신과 의사와 상담만으로 치료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카푸어박사는 이에 대해 "아직 명확한 원인은 잘 모르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고 내분비 기관을 교란시켜 호르몬 분비 장애를 초래해 피부과 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 설명했다.

따라서 상담을 통해 잠재돼 있던 갈등을 풀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것이 피부질환 극복을 돕는다는 것. 값비싼 화장품이나 보약보다 편안한 마음이 피부건강에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정신적 긴장이나 스트레스가 탈모증을 유발하고 기미나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의학적 사실. 그러나 건선과 같은 난치성 피부질환이 정신과 치료로 좋아졌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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