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일본방문 귀국 기자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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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은 10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일본 방문의 최대 성과로 '과거사 일단락' 과 '실질적인 경제협력' 을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방일의 가장 소중한 성과는.

"두가지 큰 성과를 거뒀다.

하나는 일본이 분명히 문서를 통해 '한국민' 을 명시해 '사죄' 한 것이다.

이제 조국독립을 위해 희생된 선열들이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로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하겠지만 일본으로서는 상당한 노력을 보인 것이다.

두번째는 경제협력 등 실질적 성과다.

2%의 저리로 30억달러를 지원받기로 한 것이나 어업협상을 일단락지은 것 등은 한.일관계를 크게 바꿀 성과들이다. "

- 일본은 사과하고도 망언하는 사람이 있어 문제가 됐다.

이의 대비는.

"일본 총리에게 '한국이 자꾸만 사과를 요구하는가' 에 대해 설명해 줬다.

일본이 사과를 확실히 안하고, 장관.여당의원들이 사과와 반대되는 얘기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다짐을 받았다.

사죄를 공식 문서에 명시했으니까 앞으로 정부.여당의 책임있는 사람이 엉뚱한 말을 하면 용납하지 않겠다. "

- 재일교포 참정권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가 유보적 입장 아닌가.

"이에 대해 공식문서만이 아니라 국회연설.NHK 회견에서 충분히 얘기했다.

일본 관방장관도 긍정적으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야당은 참정권을 지지하는 입장인 만큼 잘 될 것이다. "

- 위안부 문제가 빠졌는데.

"과거 정권이 한.일회담을 하면서 잘못 처리해 우리가 일본 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할 여건이 안됐다.

일본에서는 법적으로 끝난 것으로 간주해 위안부문제 재판에서 피해자들이 이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인권위 등에서 논의중이고, 이번에도 해결을 촉구한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대응하겠다. "

- 역사교과서 문제는.

"지난 김영삼 (金泳三) 정부에서 공동연구모임이 만들어졌는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제 적극적으로 공동연구를 추진해 그 결과를 양국 교과서에 모두 반영토록 하겠다. "

- '천황' 호칭에 대해 감정적으로 수용을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국가간 문제에 있어 그 나라의 호칭을 불러주는 것이 국제 관행이다.

그래서 일본이 부르는대로 '천황' 이라고 불러준 것이다.

보통 국민들에게 억지로 '천황' 이라고 부르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거부감을 갖는 국민들의 심경을 이해한다. "

- 문화개방을 우려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의 입장은.

"쇄국주의로는 발전하지 못한다.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재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조상들은 중국으로부터 불교와 유교 등을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만들어 오늘날 발전의 기반을 닦았다.

우리 국민의 능력을 믿는다. 일본문화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

- 초당적 협력을 위한 구상은.

"여야간에 대화는 해야 하고 국가적 문제는 여야 없이 협력해야 한다.

야당이 원내로 들어왔으니 대화를 시작하겠다.

필요하면 나도 협력하겠다. "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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