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출자 지방공기업 대구의료원 대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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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안녕하세요. 어디를 찾으십니까. "

대구시서구중리동 대구의료원 입구의 안내데스크. 안내담당 직원이 환자들에게 용무를 물어보는 등 무척 친절하다.

대구시가 출자해 만든 지방공기업 대구의료원 (원장 李東久.53) 이 대변신을 하고 있다.

공립 병원이지만 기업 경영원리를 도입, 불황을 성장의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평소에도 병원이나 기업경영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대구시의 의료원장 공개모집에 응시, 경영능력을 인정 받아 첫 공채 원장이 됐다.

취임 직후 그는 본관 2층에 있던 원장실을 별관 병동 구석으로 옮겼다.

진료부장 등 간부 직원들의 사무실도 모두 이 곳으로 옮겼다.

본관 2층은 아파트에서 말하는 로열층. 약제실과 진료실이 붙어 있는 곳이다.

李원장은 "환자들보다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병원이 꾸며져 있었다" 고 지적했다.

李원장이 다음으로 밀어 붙인 것은 직원 차량의 홀.짝제 운행. 이 때부터 환자나 가족들이 차 댈 곳을 찾아 돌아다니는 불편이 사라졌다.

'아끼고 줄이는' IMF시대 경영과는 다른 모두 '돈 들어 가는' 일이었다.

게다가 진료과장 24명에겐 특명을 내렸다.

"삐삐가 오면 무조건 출동하라" 는 것이었다.

인턴.레지던트가 환자를 돌보는 종합병원 응급실과 달리 전문의 진료체제를 갖춘 것. 이 병원의 현재 하루 평균 입원환자는 2백80여명. 李원장이 취임한 7월 이전 2백20여명 보다 60여명이 늘었다.

상당수 병원의 환자가 평균 20~30%정도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이달초 40개의 병상 (전체 3백40병상) 을 늘렸다.

입원환자로 연결되는 응급실 환자는 하루 20여명에서 35~40여명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7억4천만원의 적자를 냈던 대구의료원은 지금 추세로 가면 올 연말에는 3천여만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李원장은 내년부터 진료과장과 관리직 간부들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시행한다. "열심히 하면 대가를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

대구 =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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