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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북한 의료지원 미국 유진벨재단 김원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국경없는 의사회 (MSF)' 는 북한에서 철수했다.

사회체제상 제약으로 도무지 의료활동을 못하겠다는 발표도 남겼다.

하지만 미국에서 활동 중인 유진벨재단의 김원숙 (45.화가) 씨등 일가족의 북한내 의료지원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 13개도 결핵병원에 X - 레이 촬영전용 이동진료차를 보급하는 작업을 올해 끝내는 게 목표입니다. " 어쩌면 핏줄의 차이 아닐까.

올들어서만 그녀의 방북은 2번, 남편 스티브 린튼은 무려 6번, 시동생이면서 연세대 외국인 진료소장을 맡고 있는 존 린튼 역시 북한의 의료구호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순천에서 50년대부터 결핵환자요양소를 돌보고 있는 시어머니 베티 린튼 (한국명 인애자) 씨의 '사랑' 도 여기에 스며 있긴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 중국 단동을 경유, 지원물자를 실어나르다가 요즘은 '인천~남포' 항로를 이용합니다. 게다가 물자구매도 예전엔 미국 또는 제3국에서 하다가 한국서 행하니 의미를 더 할 수 있습니다. "

그녀는 현재 조선일보미술관 (11일까지) 과 학고재.아트스페이스 (18일까지) 등 세 군데서 흑백단색조의 그림 1백60점을 분산, 전시 중이다.

시절의 아픔을 건강한 희망 또는 기다림으로 형상화하는 리얼리스트라는 평가가 어울린다.

'지팡이를 든 남자' '굶주림' 같은 주제를 작품에 옮기면서도 결코 나약해 보이지 않는 것은 작품 '천개의 산' 이 튼실히 받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당 서정주 선생이 외는 천개의 산 이름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 이라는 말. '비우는 행복론' 이 유난히 새롭게 다가선다.

행복지수는 물질을 분모에, 욕망을 분자에 놓은 모습이라지 않은가.

욕망을 낮추면 현 상태에서 행복은 높아지게 마련이다.김원숙의 활동과 작품에선 바로 그런 마음의 논리가 묻어난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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