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곡창지역에 250mm 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북한이 지난주 내린 집중호우 피해로 내년에 식량난이 재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TV와 평양방송 등 북한 언론들은 “17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후 3시까지 평양에 234㎜의 비가 왔다”며 “평양의 삼석구역에는 302㎜의 큰비가 왔다”고 보도했다. 북한 언론에 따르면 이 기간 함경남도 요덕군 287㎜ 등 45개의 군과 구역(구)에 101∼302㎜의 폭우가 내렸다. 북한 220여 개 군의 약 20%에 달하는 곳에 집중호우가 내린 셈이다. 앞서 9~14일에도 곡창지역인 황해남북도에 200~250㎜의 비가 내렸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가장 큰 피해를 냈던 2007년의 중부지역 평균 강우량 300㎜에 육박한다. 북한 당국은 아직까지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피해 규모는 2007년도와 비슷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남북 농업협력을 추진 중인 이용범 서울시립대(환경원예) 교수는 “북한은 수해로 남북 정상회담을 연기했던 2007년 이후 대동강과 보통강을 준설하는 등 평양지역은 나름대로 홍수에 대비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방은 200㎜의 비에도 대규모의 피해를 입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 봄 저온 현상이 있었으나 수해가 없어 식량 생산량이 늘었다”며 “수해 복구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병충해 예방약품이 부족해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472만t의 식량을 생산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우리 정부는 430만t 생산 추정). 이는 2007년 401만t보다 71만t이 늘어난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은 올해 북한 식량난이 예년보다는 완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북핵 실험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이 끊기고,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홍수마저 발생해 내년엔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용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