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러시아 정상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외신종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통제경제를 다시 실시할 수도 있음을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대통령궁 소식통을 인용, 옐친 대통령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지만 위기극복을 위한 전략적 변화의 일환으로 필요하다면 경제에 대한 국가통제를 강화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1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클린턴 대통령 내외는 시내 매리어트 그랜드 호텔에 여장을 풀고 사흘간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오전 11시30분쯤 비공개로 시작된 클린턴 대통령과 옐친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들어서도 계속 비공개로 진행돼 회담 내용에 관심이 집중.

양국 정상은 당초 회담 시작 뒤 30분 동안만 비공개 회담을 갖기로 했다가 확대회담을 취소하고 대변인들만 배석한 비공개 회의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세르게이 야스트르젬스키 크렘린궁 대변인이 전언.

○…정상회담에 앞서 옐친 대통령은 지난 1866년 구스타프 폭스를 단장으로 한 미국의 대 (對) 러시아 사절단이 알렉산드르 2세에게 선물한 남북전쟁 당시 미국기 사본을 선물.

옐친은 "인간의 욕망이라는 구름이 미래에 양국간 우호관계의 빛을 가릴 수 있다.

나는 그때 양국 원수들이 우리 시대에 마련된 우호관계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기를 신께 기도한다" 는 당시 폭스 특사의 기원문을 낭독했고 양국 정상은 나란히 이 국기에 서명했다.

○…힐러리 여사는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 를 시인한 뒤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나 눈길.

옐친 대통령 부인 라이나와 함께 모스크바에 위치한 여성의류 봉제기업인 '크볼' 사를 방문했지만 남편의 스캔들을 캐묻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다고.

힐러리 여사는 "지난주 사건으로 기분은 괜찮냐" 는 미국 기자들의 질문에 "매우 좋다" 고 간략히 답변.

○…클린턴은 이날 모스크바 국립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 사태로 인한 뉴욕증시 폭락과 관련, "미국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 고 강조.

그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재정부문은 거의 30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상황에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생들을 만나 러시아어의 독특한 억양을 흉내내 웃음을 유발한 뒤 "러시아가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여러분들이 용기와 인내심을 가지고 반드시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 며 이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