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컴퓨터 게임은 고독했다. 정해진 규칙대로 컴퓨터와 끊임 없는 머리싸움을 벌일 뿐이었다. 그런 컴퓨터에 통신망이 연결됐다.
가상사회에 함께 사는 네티즌들이 동시에 게임에 참여하면서 컴퓨터는 하나의 '사회' 가 되고 게임 매니아간의 작용.반작용으로 게임의 묘미는 급상승한다.
여러명이 힘을 합쳐 감옥에서 빠져 나오는 게임인 '던전' 에서 유래한 머드 (MUD:Multi User Dungeon) .여기에 그래픽이 더해진 머그 (MUG:Multi User Graphic) 게임이 최근 들어 인기를 모으면서 5천명이 동시에 가상사회를 꾸며 즐기는 게임 (울티마 온라인) 도 등장했다.
초기엔 대화방에서 채팅을 나누듯 문자로 승부를 겨루었으나 이젠 웹 (WWW) 중심의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그래픽.음향 등이 결합된 멀티미디어 게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웹 머드 게임의 경우 초창기엔 이야기가 나오면서 화면이 바뀌는 소설적인 모험 게임이 선보였다.
이후 인터넷에서도 기존의 PC게임과 같은 효과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속속 개발됐다.
국내 벤처기업인 테크노2000프로젝트가 개발해 선보인 'U - 플래닛' 은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조작 없이 수많은 인터넷 이용자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광고와 접목된 웹 게임이 눈길을 끌고 있다. 모든 게임 이용은 무료지만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수시로 바뀌는 막대광고를 꼭 봐야 한다.
1천여명의 네티즌들과 나라를 경영하면서 경쟁을 하는 '솔라리어' 게임이 대표적.
◇문자 머드 게임 = 고도 1만피트. 구름이 간간이 떠 있고 하늘은 맑은 편. 폭격기를 호위중이다.
이제부터 적의 영공이므로 적기의 출현에 대비할 것. "11시 방향에 적기 11대 출현. " 적기의 출현을 알리는 최초의 메시지가 전해진다.
"11대가 아니라 12대입니다. " 흐릿하게 한 대처럼 보이던 기체가 둘로 나뉘는 상황 변화에 따라 정정해 알린다.
순간 편대장의 명령이 떨어진다. "산개!" 머드로 즐기는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의 일부다.
이런 게임처럼 문자로 알려오는 시나리오에 맞춰 임기응변식의 대사와 행동지시로 게임을 풀어나간다.
최초의 한글 머드 게임인 쥬라기공원Ⅱ, 한국적인 머드게임을 지향한 단군의 땅, PC통신 소설 퇴마록을 기초로 만든 퇴마요새 등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문자 기반의 머드 게임이다.
◇멀티플레이어 게임 = 컴퓨터를 상대로 하던 기존의 게임이 모뎀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여러 명이 동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해진 몇가지 패턴만 갖고 있는 컴퓨터가 아니라 시시각각 전략이 바뀔 수 있는 인간이 상대란 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계 게임 매니아들을 중독시킨 둠 (Doom).디센트 (Descent).커맨드앤컨커 (Command & Conquer).워크래프트 (War Craft) 등이 있다.
원낙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