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불유예 채권은행단과 세부협상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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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모라토리엄 (지불유예) 선언 뒤 1주일이 지난 24일 (현지시간) 세부내용을 발표하기로 했던 러시아정부와 국제 채권은행단간의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 금융계에서는 러시아가 외국인 소유의 단기국채 (GKO) 를 달러표시 채권으로 전환할 경우 채권은행단이 막대한 환차손을 보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본격화된 협상에서 양측은 ^GKO의 중기채 전환을 내.외국인에게 동등한 조건으로 실행하고^불량은행 파산^외국인의 은행지분 제한 철폐 등에 관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 막바지에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가 전격 교체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신임총리가 은행파산보다는 지원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이 경우 국내은행의 부담을 덜어 주고 지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투자자의 희생을 요구할 수밖에 없게 된다.

1백92억달러의 외채와 GKO의 40% 이상을 떠안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지난 8월초부터 1백80억루블 (약 25억7천만달러) 을 러시아정부로부터 추가로 긴급지원받는 등 현재 도산위기에 몰려 있다.

영국의 신용평가기관인 피치 IBCA는 이번 모라토리엄의 대상이 될 외채는 ^단기국채중 외국인보유분 (약 1백10억달러로 추정) ^서방은행의 협조융자 2억5천만달러^환매조건부채권 24억달러^통화선물 (先物) 계약분 4백억~5백억달러 등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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