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예술가들 총집합 경주서 한바탕 굿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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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98 경주세계문화엑스포' (9월12일부터 2개월) 를 기다리며 - .혹시 사람들이 가다리다 지칠까봐 오늘.내일 이틀간 경주에선 새로운 형식의 예술축제가 열린다. 이름하여 '보문호 전위예술제' . '새 천년의 미소' 라는 부제 또한 매력적이다.

고대문화의 산실에서 펼쳐지는 현대예술의 미학은 어떤 것일까. 또 관광지로 인식된 곳에서 문화잔치가 벌어진다면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가질까. 바로 '크로스 오버' 라는 개념이 나온다.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활동 말이다.

혹자는 요즘 시대의 키워드를 그것으로 대신하지 않는가. 첫째날 (7일) 은 설치미술과 전야제. 불세출의 국졸 출신 설치미술가 정하수씨와 현대미술가 이문형씨가 함께 연출한 솟대.남근석 전시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와 함께 보문호 인공호수변 광장에 가로놓인 12지신상.불상.만장 등의 어우러짐은 묘하다.

이를 배경으로 오후 7시에 펼쳐지는 전위예술가 무세중.무나미 부부의 고사굿. 한국의 대표주자라는 수식어를 붙일 필요도 없어 보인다.

왜 하필 퍼포먼스 주제가 분단극복을 염원하는 것일까. 파격적이다. 하지만 삼국통일의 역사성을 미래상황에 이은 것이라는 설명을 더하고 나면 이해는 쉽다.

둘째날 (8일) 은 전위예술가들의 장. 보디페인팅.마임.퍼포먼스.무용.춤.연주 행사가 종일 이어진다. 오프닝은 오후 4시 머리카락 공예가로 유명한 강영주씨의 난장트기.여기에 경북 칠곡초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온누리국악예술단의 길놀이와 김용택씨의 동해안 별신굿이 이어진다.

,김소라 (대구 효성카토릭대 교수) 현대무용단과 전위무용가 최데레사.김주연.이가현이 함께하는 몸짓도 선보인다. 신나는 볼거리는 크로스오버에 능한 언드그라운드 황신혜밴드의 록퍼포먼스와 김백기.박미루.서승희.백현순.최소리.최규연 등이 참가하는 전위예술의 장. 지금의 혼돈을 넘어 새 천년을 여는 여망이 실험음악과 춤에 가득 담긴다. 최복호씨는 패션퍼포먼스를 통해 새로운 탄생과 환희를 실어낼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성공을 기원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굿판부터 한번 벌리자는 것. 9월 그날의 메인 행사가 이런 과정을 거쳐 의미있는 문화축제로 영글고 있는 것 아닐까. 053 - 950 - 2557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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