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박세리 퍼팅감각 회생이 우승 관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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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첫 라운드 파5 3번홀. 박세리의 세번째 샷은 홀에서 1m가 채 안되는 위치에 붙었다. 확실한 버디 찬스. 그러나 이 쉬운 퍼팅은 홀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갔다. '포커 페이스' 박세리의 표정도 이 순간 일그러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앞의 2번홀에서 2m 버디퍼팅이 왼쪽으로 샜다. 이어 4번홀의 3.6m 퍼팅도 물론 안들어갔다.

이렇게 초반에 연속된 버디 기회는 퍼팅 난조로 모두 날아갔다.

박세리가 이날 5m 이내의 거리에서 버디찬스를 맞은 퍼팅은 모두 13개. 그러나 그중 성공한 4개의 퍼팅은 모두 1m 이내 거리에서였다.

물론 이날 박세리는 컨디션이 안좋았다. 경기 중 표정도 편치 않았다. 수시로 어깨를 만졌다. 경기 후에도 "왼쪽 어깨가 조금씩 아팠다" 고 말했다.

드라이브샷은 첫홀부터 페어웨이를 비껴갔다. 17번홀에서는 크게 휘면서 나무를 맞히기도 했다. 다행히 공이 페어웨이로 튀어 위기를 면했다.

14개의 드라이브샷 가운데 무려 5개가 러프로 갔다. 아이언도 18개 중 5개가 그린에서 벗어났다. 불과 한주 전 자이언트 이글 클래식에서 보여준 신기에 가까운 정확성은 없었다.

그러나 박세리에게 가장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퍼팅이었다. 티샷과 아이언의 부진도 퍼팅에서 조금만 더 분발했으면 충분히 만회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애니카 소렌스탐이 경기후 말했듯이 이번 뒤모리에 클래식은 '퍼팅 콘테스트' 가 될 확률이 높다. 박세리가 얼마나 퍼팅 감각을 살릴 수 있는가가 이번 대회에서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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