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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경제 악화 '백약이 무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홍콩 경제가 심상치 않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여파로 홍콩 경제의 중추라고 할 관광.서비스.금융 등 전 부문에 비상이 걸렸다. 홍콩 정부는 경기부양책.실업대책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그 효과는 의문시된다.

4일 홍콩의 항셍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최고가 대비 현재 무려 35%나 폭락했으며 이는 은행 총수신의 약 50%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 이라고 집계했다.

이 보고서는 또 "부동산.주식 등의 자산가격 하락이 지난 82~84년의 경기침체때보다 더욱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라며 "올해 국내총생산 (GDP) 을 최소한 2%포인트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 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도 20%가량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는 최근 8천대로 밀려난 상태다.

경기침체로 기업 도산이 늘면서 실업률도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2%를 기록함에 따라 지난달 실업률은 3.9%로 올라섰다. 이는 지난 84년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홍콩 정부는 이에 따라 3일 사회간접자본 투자 가속화 등을 중심으로 한 12개항의 긴급 실업대책을 발표했다. 도널드 창 (曾蔭權) 재정사 (司) 사장은 실업대책 특별회의를 주재한 뒤 "향후 18개월간 10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마련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홍콩 금융관리국의 얌츠퀑 (任志剛) 총재는 "2분기도 성장 후퇴가 예상된다" 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다면 이는 불황을 의미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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