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박근혜, 패자의 길 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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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나라당의 ‘원조 비주류’ 홍준표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를 두고 “(경선)패자는 패자의 길로 가야 대한민국 지도자가 될 길이 있다”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당내 친박근혜계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는 쇄신 대상 1호”라며 발끈했다.

홍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표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2년 전에 승부가 났다”며 “승부가 난 상황에서 패자의 길로 가지 않고 언제나 승자에 대해 진정성을 요구하는 처신은 큰 지도자가 되기 위해 고쳐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에 김무성 원내대표(카드) 때도 (거부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친이-친박이 ‘웅덩이 속 올챙이’에서 벗어나 국민통합과 당 통합으로 가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것”이라며 “양 계파를 떠난 통합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당내 비주류로서 홀로서기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지난달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그는 차기 서울시당위원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이정현 의원은 홈페이지 글에서 “쇄신 대상 1호는 바로 홍준표 전 원내대표 같은 당직자”라며 “이런 분들이 다시 당직과 공직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것이 진정한 당의 변화고 쇄신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홍 의원이 2005년 당 혁신위원장으로서 혁신안을 만들었음을 거론하며 “집권 후 혁신안 실현을 주도할 실세 원내대표가 됐는데 당·청 분리는 고사하고 청와대 시녀 노릇을 하는 데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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