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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컴퓨터 교육은 정보대국 디딤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사에서 "정보대국의 토대를 튼튼히 다지기위해 초등학교에서부터 컴퓨터를 가르치고 대학입시에서도 컴퓨터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 고 밝혔다.

정보통신부는 국가적으로 1인1PC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천명했고, 교육부는 내실있는 컴퓨터교육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21세기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중 하나인 '정보화' 의 실현을 위한 의지가 실린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향후 정보화사회의 주역이 될 어린이들을 21세기 훌륭한 네티즌으로 키울수 있느냐는 점. 미래 사회를 책임질 어린이.청소년들에 대한 체계적인 컴퓨터.정보화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보 부국 (富國) 은 생각할 수도 없다.

현재 학교.가정에서는 미래의 새싹들에게 컴퓨터교육을 실시하느라 부산하지만 겨우 초보걸음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정부가 초.중.고교에 보급한 PC대수는 49만4천7백여대. PC 1대당 학생수는 16.6명 수준이다.

그나마 이중 인터넷접속과 멀티미디어 학습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펜티엄급 PC는 23만9천여대에 불과하다. 도시와 비 (非) 도시간의 격차도 심각, 농업고교.수산고교에 보급된 펜티엄급 PC는 2천여대가 전부다.

컴퓨터교육 과목이 미비하기는 마찬가지. 컴퓨터교육과목은 초등학교 5.6학년 실과과목에 한 개 소단원이, 중학교는 기술 및 산업Ⅰ에 한 개 단원이 배정된게 고작이다. 일반계 고등학교도 기술.상업에 한 개 단원이 있는게 전부다.

교원양성도 시급한 문제다. 컴퓨터교사연구회 김효원 (金孝元.신일고교사) 회장은 "오히려 학생들이 교사들보다 실력이 앞설 정도로 컴퓨터교원이 부족한 실정" 이라고 털어놨다.

교육부는 6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 전국 16개 교육청산하 초.중.고교 6만여 학급에 총 6만여대의 PC를 올해말 보급할 계획이다. 또 교원양성을 위해 사범대등에 컴퓨터교육과 관련한 학과를 확대하고 교사용으로도 6만9천여대의 PC를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대다수의 가정은 컴퓨터 장만비용도 그렇고 교육기관도 마땅치않다고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화사회의 최소장비라 할 수 있는 PC를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은 최소 1백만원 안팎. 만만치않은 액수이기 때문에 빈부격차는 정보화격차로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학교는 물론 공공기관등에서 청소년들이 컴퓨터를 쉽게 이용가능토록 시설을 확충하는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책이다. 김대통령이 최근 구청등에서 주민.학생들이 무료로 컴퓨터를 배울 수 있도록 지시한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또 가정에서 걱정하고 있는 것중의 하나는 자녀들이 컴퓨터와 인터넷에 빠져 학업을 등한시하거나 음란물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정명숙 (鄭明淑.40) 씨는 "정보화를 위해 인터넷을 배우게했지만 인터넷에 음란물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 이라고 말했다.

물론 음란물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부모와 함께하는 컴퓨터교육이다. 연세대 전자공학과 홍대식 (洪大植) 교수는 "컴퓨터교육을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어린이에게 독서교육을 시키는 것처럼 진행하라" 고 충고한다.

문제는 각종 음란 소프트웨어인데 자식에게 책을 골라주는 심정으로 소프트웨어를 구해주자는 얘기다. 특히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처럼 컴퓨터를 함께 하면 학습과 오락효과를 동시에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지오인터렉티브 김병기 (金炳起) 사장은 "인터넷음란물 때문에 정보의 보고 (寶庫) 를 막아서는 안된다" 며 "자녀와 함께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대화를 통해 음란물의 해악을 이해시키는게 바람직하다" 고 강조했다.

임승주.김종윤 기자

〈sji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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