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성공했다]'리본나라' 최윤희·신명순·권정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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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헤어.패션액세서리를 하는 사람치고 남들과 똑같은 것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를 겨냥해 액세서리를 즉석에서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 판다면 십중팔구 '되는 장사' 일 공산이 크다.

서울 동부이촌동 신동아쇼핑센터 2층에 있는 리본액세서리전문점 '리본나라' 의 경우가 그렇다.

최윤희 (33).신명순 (31).권정연 (29) 씨 등 여성 세명이 동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색상.재질별로 종류가 2백여가지가 넘는 리본을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색깔에 맞춰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어 준다. 헤어밴드.헤어핀 등 헤어액세서리 뿐만 아니라 모자나 의류에 다는 리본 장식 등 취급품목도 다양하다.

직장 선후배 사이였던 이들이 함께 가게를 꾸리게 된데는 맏언니뻘인 崔씨의 역할이 컸다. 회사를 그만두고 92년11월부터 신동아쇼핑센터 1층에 포장코너를 운영하던 崔씨는 고객들이 종종 포장에 사용한 리본을 보고 '너무 예쁜데, 머리핀에 달면 좋겠다' 라고 말하는 것에 착안, 포장코너에서 사용하는 리본을 이용해 헤어액세서리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혼자서 두개 점포를 운영하기는 힘든 일이어서 두 후배에게 동업을 제안했고 95년4월 쇼핑센터 2층에 '리본나라' 라는 새로운 점포를 열었다. 리본나라를 창업하는데 7평 점포의 보증금.권리금 2천5백만원, 리본 등 물건구입비 1천5백만원, 인테리어.사무집기에 1천만원 등 모두 4천5백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이전에 창업한 포장코너 (3평)에 투자된 3천만원 등 총 7천5백만원을 세 사람이 같은 비율로 공동부담했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 리본나라 개업을 알리는 전단지를 뿌리는 한편 포장코너 단골들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세 사람 모두 손재주가 있어 리본 만드는데엔 어려움이 없었고 고객들 반응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즉석에서 5~20분만에 원하는 대로 만들어 줘 자신만의 개성연출이 가능하다는 게 큰 매력. 심지어 손님들이 잡지에서 오려 오거나 직접 그려와서는 그대로 만들어 달라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감각이 필요한 만큼 전문잡지를 보거나 명동 등을 돌아다니며 '유행 따라잡기' 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외국에 다녀오는 아는 사람들에게 샘플을 사다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주문제작 외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여러가지 디자인으로 미리 제품을 만들어 두고 판다.

단골고객 확보를 위해 쿠퐁을 발행한 것도 영업에 도움이 됐다. 1만원어치 구입할 때마다 쿠퐁 1장을 주고 30장을 모아오면 패밀리카드를 발행, 카드소지자에겐 30%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얼마전부터는 소문을 듣고 찾아 온 사람들에게 유료로 리본제작 강습도 실시하고 있다.

리본 값은 개당 8백원부터 2만~3만원짜리까지 천차만별이다. 리본나라의 한달 매출은 계절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5백50만~6백만원 정도. 재료비와 고정관리비를 제하고 3백50만~4백만원은 남는다.

여기에다 포장코너 수익 4백50만~5백만원 (매출 8백만~1천만원) 을 합치면 한 사람당 한달에 2백50만~3백만원은 챙긴다.

김남중 기자〈njkim@joongang.co.kr〉

◇성공포인트=주고객이 어린이를 자녀로 둔 젊은 주부와 학생층이므로 주택가와 학교 인근에 입지하는 게 유리하다.전시판매와 작업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므로 5~10평 규모는 갖추는 게 좋다.

종업원 없이 본인이 직접 리본을 만드는 게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즉석에서 짧은 시간안에 리본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숙련도를 높여 놓아야 한다. 돈이 좀 들더라도 리본 색깔.재질에 따라 가급적 다양한 재료를 갖춰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

유행에 민감한 만큼 관련 잡지 등을 보며 컬러.다자인 감각을 키우는 노력이 중요하다. 계절에 따라 액세서리도 달라지는 만큼 쿠퐁발행.회원제 실시.고객카드 운영과 DM발송 등을 통해 고정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관심이 많은 고객들에게는 유료 강좌등을 통해 리본 만드는 법을 알려줘 부수입을 올리면서 이들을 단골로 만드는 전략도 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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