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대 실용음악과 1일 대학생 고경원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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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실에서 고경원(앞)군과 키보드를 치며 작곡의 기본을 알려주는 김성윤(뒤)씨.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1일 대학생 고경원군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음악 하고 싶어…

학생들의 대학 선택에 도움을 주고 학습동기를 자극하기 위해 기획된 1일 대학생 되기의 아홉 번째 주인공은 고경원(16·영동일고1)군.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1일대학생이 돼 작곡가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어떤 음악을 많이 들어?” 김성윤(21·작곡과1)씨는 고군을 만나자마자 음악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직 비틀스도 잘 모르고 특별히 선호하는 음악취향도 없다는 고군은 작곡과에 들어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었다.서울예대 지난해 작곡과 경쟁률은 약 50대 1. 외국인과 농어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을 포함해 총 15명을 뽑는 작곡과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까다로운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삼수 끝에 올해 서울예대에 합격한된 김씨는 “동기 중에 78년생도 있다”며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만 오는 곳인만큼 실력 좋은 학생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시험은 실기가 매우 중요하다. 작곡과의 경우 1차 시험은 자신이 직접 만든 곡을 심사위원들 앞에서 3~5분 정도 실연하는 것. 1차 시험에 합격하면 화성에 관한 이론시험과 2차 실기, 그리고 면접을 치러야 한다. 고군이 “화성악에 자신이 없어 고민”이라고 털어놓자 김씨는 “화성악은 6개월정도 바짝 공부해서 암기하면 충분히 마스터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그는 “실력 있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실기에 좀 더 많은 공을 들이고 면접 때 자기만의 음악관을 분명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예대의 상징이자 마스코트인 빨간 다리는 예술정보센터(도서관)의 애칭이다.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본 고군은 의아한 표정이었다. 김씨는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고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며 밤을 꼬박 새우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흔히 예술 전공 학생들은 공부를 별로 안 할 것이라고 오해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 공부 외에 실기연습까지 해야하는 이곳 학생들은 일반 대학생들보다 훨씬 바쁜 셈이다.
 
실기수업은 개인 레슨도 있지만 팀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교수가 어떤 음악을 만들어오라는 과제를 내주면 곡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새벽 4~5시까지 연습을 한다. 마침 연습실에는 합주 연습을 하고 있는 김씨의 팀원들이 있었다. 키보드와 드럼·기타등 각자 맡은 악기의 연주 실력은 수준급이었고 보컬의 음색도 훌륭했다. 고군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나도 빨리 대학생이 돼서 이렇게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점심을 먹는 동안에도 두 학생의 수다는 계속됐다. 고군이 “연습실이 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김씨는 “내년을 대비해 학교 측에서 스튜디오와 연습실을 확충하고환기나 소음 같은 문제도 개선할 예정”이라고 알려줬다. 현재 서울예대는 3년제 전환을 위한 과도기에 있다. 실용음악과를 비롯한 몇몇 학과는 이미 올해부터 3년제로 바뀌었으며 학생들도 학교에서 1년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술 전공 학생들만 모여 있다 보니 학교 분위기가 자유분방하고 개성 있는 것도 서울예대의 특징이다. 남들 시선을 개의치 않고 노래연습을 해도, 휴게실 의자를 장구 삼아 파트너와 장단 연습을 해도 아무도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얼굴을 찡그리지 않는다. 김씨는 “사진과 친구들은 실용음악과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고 작곡과 학생들은 뮤지컬과 친구들의 OST 제작을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예술대학만의 장점인 것 같다”고 자랑했다. 시창·청음 수업에 참가한 고군은 “수업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며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교수님의 수업이라 그런지 활기가 넘쳤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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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신청=02-6262-5630,
sweetycarol@joongang.co.kr (이름·지망대학 기재)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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