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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의석수 5개 늘린 국민회의 느긋, 자민련 씁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29일 의석수 5개를 늘린 여권은 느긋한 태도다. 후속 영입으로 한나라당의 '과반 (過半) 둑 붕괴' 가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자신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주요당직자·의원 등 45명이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개혁방향.정책 등에 대한 토론회를 갖는 등 여유도 보였다. 자민련도 얼마전 입당한 박세직 (朴世直) 의원과 김한규 (金漢圭) 전총무처장관을 각각 경북 구미갑·대구 달서갑 지구당위원장으로 선출하는 현지행사를 갖고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세 (勢)가 불어남에 따른 부작용도 표면화하고 있다.

특히 공동여당인 자민련측의 불만은 예사롭지 않다. 박태준 (朴泰俊) 총재는 아침 당무회의에서 인천지역 의원들의 국민회의 입당에 대해 "그들은 우리와 더 긴밀히 접촉해온 게 사실" 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당내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민련의 일부 당직자들은 자민련 문턱까지 왔던 이들을 정치력 부재 탓에 국민회의에 빼앗겼다고 비난한다. 한 당직자는 "이들이 지난주 술자리에서 '자민련 입당을 위하여' 라며 축배까지 했다" 며 "4.2 재·보선 패배, 매끄럽지 못한 당직개편 등에 이어 또다시 무력함을 드러냈다" 고 성토했다.

자민련 지도부에선 이같은 내부 불만을 국민회의로 돌리려는 듯한 분위기다. 양당간 파열음 외에 영입인사들에게 지구당을 빼앗기게 된 원외지구당측 불만도 예상대로 거세다.

이성호 (李聖浩) 의원에게 지구당을 내주게 된 국민회의 이용곤 (李庸昆·남양주) 위원장은 '수용불가' 성명을 냈고 이강희 (李康熙) 의원의 입당으로 같은 처지가 된 하근수 (河根壽·인천남) 위원장도 '구청장 후보 경선' 등을 주장하는 성명으로 반발했다. 자민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계개편 과정 내내 크고 작은 갈등과 불협화음이 계속 잇따를 게 분명하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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