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시대 아이들]전문가 제언…바른이용 유도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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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우리 앤 컴퓨터오락 하느라 친구 사귈 틈도 없는 것 같아요. " "통신인지 뭔지 때문에 애들도 쉽게 사기를 당하는 세상이 됐어요. PC통신망에 하드웨어를 싸게 판다는 공고가 났다며 조르길래 돈을 줬는데 나중에 받아보니 영 못쓰는 거더군요. 어린 마음에 얼마나 상처를 입었겠습니까. " "요즘 애들은 연애편지도 속성 PC통신으로 한다니 제대로 감정표현이나 할 지 모르겠어요. "

컴퓨터를 '끼고 사는' 아이들에 대해 어른들의 걱정은 끝도 없다. 하지만 PC통신 청소년상담가들은 "컴퓨터문화에 아직도 '경계심' 을 갖고 있는 기성세대들의 기우일 뿐" 이라고 일축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 때문에 개인적이고 비사교적이 되는 아이는 극단적인 경우라는 것. 서울의대 조수철 (소아과) 교수는 "부모세대의 책벌레.비디오광들과 기본적인 문제는 다를 바 없다" 며 "학교생활 등 다른 사회관계를 해칠 정도로 오래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고 지적한다.

아이들 때는 오락프로그램에 다소 치중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 대부분 그 단계를 거쳐 새로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대신 음란물에 대한 접근을 막으려면 아이들이 "엄마.아빠도 언제 컴퓨터를 켜보실 지 모른다" 며 스스로 경계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리안 사업팀 이영철대리는 "부모도 아이와 함께 '패밀리 ID' 제도에 가입하면 수시로 아이가 어떤 목적으로 통신을 이용하는지 사용내역과 사용량을 체크할 수 있다" 고 말한다.

간혹 은어.속어, 폭력적인 어휘사용등이 문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윤리강령' 제정 같은 구시대적 해법보다는 어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통신상의 친구가 되어 바른 표현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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