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 후반기 院구성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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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5대 국회 하반기 원 (院) 구성문제도 여야간 긴장을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협상을 위한 시간 여유도 별로 없는 상태다.

당초 원구성 마감시한은 5월29일까지. 5월30일 전반기 국회직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그전에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경우엔 지방선거가 있다. 5월19일부터 6.4지방선거의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전에 원구성을 마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야의 입장차이가 원체 커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권은 자신들이 국회의장 및 주요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는 게 순리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나라당은 다수의석을 내세워 일축하고 있다.

협상시한도 한나라당은 조기매듭을, 여권은 '선 (先) 정계개편 후 (後) 원구성' 방침으로 차이가 있다.

◇여권 = 여권은 국회의장 및 주요 상임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후반기 국회의 초반 2~3개월이 정국운영의 최대 고비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종필 (金鍾泌) 총리임명동의안문제 등이 이때 매듭지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계개편의 뒤처리를 위해서도 국회장악이 절실하다.

하지만 야권을 상대로 협상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우선 한나라당의 과반수의석을 5월10일 전까지 무너뜨린 뒤 원구성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래야 국회의장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이를 위해 다소간의 무리와 진통도 감내할 생각이다. 원구성 마감시한을 넘겨도 어쩔 수 없다고 보는 듯하다. 여권은 벌써 "의장이 공석이 되면 의원 중 최연장자가 임시의장이 된다는 규정에 따르면 된다" 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여권의 방침은 정계개편으로 한나라당이 흥분한 상태여서 정상적인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한나라당 = 한나라당의 입장은 강경하다. 한나라당은 5월초 열릴 제192회 임시국회 회기 내에 원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직 배분문제에 대해서도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음을 내세워 국회의장은 물론 모든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겠다는 강수를 던지고 있다.

하순봉 (河舜鳳) 원내총무는 "원구성은 국회법과 원칙에 따르겠다" 고 강조한다. 13대 국회부터 의석비율로 야당에 일정 상임위원장을 배분한 것은 여당이 과반수가 안됐고, 원만한 국회운영을 위한 정치적 타협이었으나 이제는 원칙대로 하겠다는 것. 물론 국회의장과 부의장 1명도 한나라당 몫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내심으론 여권과의 협상을 통해 의석비율로 국회직을 배분해야겠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있다. 16개 상임위중 핵심인 운영위.재경위.국방위.정보위.법사위 등 현 9개 상임위는 반드시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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