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9명 뽑는 데 7251명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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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805.6대 1.

최근 마감된 서울시 공무원 임용시험 접수 결과 지방세 9급 분야의 경쟁률이다. 주로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지방세부과와 징수 업무를 담당하는 직종으로 9명 모집에 7251명이나 접수했다.

서울시는 올해 545명을 뽑는 7급과 9급 임용시험에 9만3527명이 접수해 평균 17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경쟁률(71.8대 1)보다 2.4배나 된다. 7급은 초임 연봉이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합해 약 2400만원, 9급은 1900만~2000만원 수준이다.

이 중 지방세 9급직이 805.6대 1의 경쟁률로 최고였다. 한 명을 뽑는 사서 9급직은 487명이 몰려 경쟁률이 487대 1이나 됐다. 일반환경 9급직도 403대 1이다. 이처럼 경쟁률이 급상승한 이유는 채용 인원이 크게 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서울시 인재개발원 구본상 인재기획과장은 “올해 접수 인원이 지난해(12만8456명)보다 3만4000명가량 적지만 채용 인원이 지난해(1789명)보다 워낙 큰 폭으로 줄어 경쟁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방세 9급직의 경쟁률과 관련, “본래 인기 직종인 데다 채용 인원이 지난해 132명에서 올해 9명으로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라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당초 서울시는 올해 신규 채용을 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지난해 뽑은 1833명 중 700여 명이 아직까지 임용을 받지 못할 정도로 인사 적체가 심한 탓이다. 서울시 박문규 인력운영과장은 “경제난 등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조직을 감축한 데다 6급 이하 공무원의 정년이 57세에서 58세로 연장돼 신규 채용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그래도 공공 부문에서 고용 창출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인원을 최대한 줄여 뽑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응시 연령 상한을 폐지한 것도 경쟁률 높이기에 한몫했다. 지난해까지 7급은 34세 이하, 9급은 32세 이하만 응시가 가능했다. 이번에 연령 상한제 폐지 혜택을 받은 응시자는 8981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9.6%나 된다. 이 중에는 합격하더라도 내년에 곧바로 정년을 맞는 1952년생 수험생도 4명이나 포함됐다.

서울시는 지방직 공무원 시험 중 유일하게 지역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다른 지자체는 주민등록상 본적지나 주소지가 해당 지역에 있어야 응시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부 기초 지자체의 공무원 조직이 특정 고교 출신의 ‘동창회 모임’이 되고 있어 서울처럼 응시 기회를 열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서울시 공무원 시험의 경우 전체 접수자 중 경기도 지역이 29.6%로 가장 많았고, 서울 20.6%, 인천 6.4%, 부산 5.6% 순이었다. 광주와 대전은 각각 4%와 3.7%였다. 나머지 지역은 2~3% 수준이다. 서울시는 일반행정 7·9급은 7월 19일, 일반행정을 제외한 전 직렬은 8월 16일 필기시험을 치른 뒤 11월 2~6일 면접시험을 거쳐 11월 20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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