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자원+숙박시설 … 복덩어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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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도는 전남 목포항에서 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섬. 이 섬에 사는 문재기(52)씨는 본업인 소금 생산과 판매 외에 민박으로 돈을 번다. 그는 3년 전 전남도·신안군에서 5000만원을 보조받고 2억여원을 보태 한옥(면적 130㎡)을 지으면서 방 2개는 욕실을 갖춰 손님방으로 만들었다. 문씨는 “하루에 5만원씩 받는데, 이번 5월엔 주말·휴일 엿새동안 방 2개가 다 찼고, 주중 손님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마다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여름 휴가철에는 주중에도 손님이 많아 가족 방까지 활용한다. 민박한 도시 사람들은 대부분 소금이나 곡식 등을 사 가고 장기 고객으로 이어진다.

보성군 강골마을의 한옥 민박집에서 관광객들이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한옥 민박체험이 도시인에게 인기를 끌면서 관광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한옥이 주민들의 농·어업 외 소득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한옥 민박체험이 도시인들에게 인기를 끌면서다. 전남도는 한옥 건축비의 일부를 보조한다. 융자할 때 방 1~2개는 민박이 가능하게 시설을 갖추는 조건을 단다. 한옥을 마을 경관을 아름답게 하는 관광자원으로 만들면서 한편 숙박시설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여러 집이 민박손님을 받는 마을만도 11곳으로 117개 동을 가동하면 한꺼번에 6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표 참조>


함평군 해보면 오두마을은 2005년 이후 건축한 한옥 13가구가 박재원(56)씨 고택에서 수용하지 못해 넘치는 손님과 나비축제 관광객, 피서객을 받아 재미를 보고 있다. 박씨의 고택 3채는 지은 지 각각 157년, 155년, 99년이나 돼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박씨는 “농어촌은 사업성이 떨어져 모텔이나 호텔이 들어설 수 없는데, 한옥 민박이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시는 목사(牧使) 내아(內衙)를 전통문화체험공간으로 꾸며 ‘금학헌(琴鶴軒)’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개장했다. 방에 불을 넣는가 하면 벽지와 전등을 교체하고 화장실·샤워실·탈의실을 갖췄다. 방이 11개로, 요금은 5만~15만원. (061)330-8713.

내아는 조선시대 나주목에 파견돼 전라도 일대를 통치하던 목사가 살던 살림집으로, 전남도 지정문화재 자료 제132호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20개 목 가운데 내아가 남아 있는 곳은 나주가 유일하다.

담양군 담양읍 운교리 죽향문화체험마을 안 한옥체험장도 지난달 문을 열었다. 3개 동에 각각 6~16명이 잘 수 있는 객실이 5개 있다. 집 안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요금은 12만~24만원. (061)380-2690. 죽향문화체험마을은 담양군이 9만 8000㎡에 77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명창 박동실의 집을 옮겨 복원한 우송당에서 판소리와 죽로차 다도를 체험할 수 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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