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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가 주주총회 이모저모…전무 선임5분전 교체 '당국입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27일 열린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을 추궁했다.

특히 서울은행에선 임원 선임과 관련한 외압으로 잡음이 일기도 했다.

○…이날 서울은행 주총에서는 신임 전무가 임원 선임 직전 갑자기 바뀌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연출됐다.

은행측은 당초 이영우 (李英雨) 외환투자신탁운용 사장을 전무로 영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청와대 등에 자문한 결과 "우리는 은행 인사에 간여하지않는다.

알아서 하라" 는 말을 들었다는 것. 이에 따라 은행측은 李사장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고 주총에 참석토록 했으나 임원 선임 불과 5분을 앞두고 가진 휴회시간 도중 주총장에 파견나온 정부 관계자가 "외환은행의 신억현 전상무를 전무로 선임하지 않으면 사인해줄 수 없다" 고 최후 통첩하는 바람에 전격 교체됐다고. 이 과정에는 재경원 최고위층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6일 끝난 동화은행 주총에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 (李亨澤) 영업1본부장이 신임 임원으로 선임돼 눈길. 李이사는 지난해 10월 신한국당측으로부터 김대중 당시 평민당총재의 비자금 수백억원을 관리해온 사람으로 지목받았던 인물. 이와관련, 금융계 관계자는 "비자금 사건으로 옮겨다니던 사람은 임원이 되고, 은행감독원 원장은 비자금 조사와 관련해 옷을 벗어야 하는 현실이 바로 바뀐 세상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 고 한마디.

박장희·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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