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내 주유소에서 공짜세차하기가 힘들어졌다.
주유소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잇따라 세차기 가동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93년말 거리제한 철폐이후 주유소가 급격히 늘어나 부산시내 주유소는 모두 4백17곳. 이들 주유소는 경쟁이 치열해지자 그동안 두곳 중 한곳 꼴로 주차시설을 마련하고 일정금액 (보통 2만원) 이상의 기름을 넣을 경우 공짜세차를 해줬다.
그러나 최근 기름값 인상으로 기름소비가 급감, 수지맞추기가 어려워지자 설치한 업소중 절반가량인 1백20여곳이 세차서비스를 중단했다.
최근에는 1천~2천원씩 세차비를 따로 받기도 한다.
이에따라 운전자와 주유소 종업원간에 시비가 잦고 기름을 넣지 않고 돌아가는 승용차도 많아졌다.
세차서비스를 계속하는 주유소들도 무료세차를 해주는 주유금액을 5만~6만원으로 올렸다.
주유소들이 세차시설을 갖추는데 투자한 돈은 3천만 (이동식)~1억원 (터널식)가량. 대당 세차서비스 경비는 전기료.물값.인건비를 합쳐 4천~5천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휘발유 2만원어치를 넣는 차량에 2천원을 받고 세차를 해줄 경우 주유소의 마진 (5%) 은 1천원에 불과해 1천~2천원 손해를 보게된다.
특히 과당경쟁으로 값을 내려받는 주유소의 경우 손해가 더 커지게 마련이다.
사상구주례3동 동서고가로 밑 C주유소 정영수 (鄭永洙) 사장은 "96년봄 터널식 세차기를 설치해 2만원이상 기름을 넣는 고객에게 무료 세차서비스를 해주다 2천원을 받아도 손해가 나 연말 아르바이트생을 7명에서 3명으로 줄이고 세차기 가동도 중단했다" 고 말했다.
IMF체제 이후 기름값은 올랐으나 휘발유 판매량은 20~30% 줄고 정유회사들이 기름값 외상기일을 60~70일에서 30일로 단축해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부산〓강진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