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관 시집 '너를…' 장애 딛고 삶의 아픔·애착 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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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나의 별은/어린 시절 동산에서 바라보던/나의 별은/세월이 지난 지금/꿈 속에서는 보이는데/보이지 않는다.

//…그리움처럼/꿈속에만 보인다.”

(시 '나의 별' 중에서) 서주관 (36) 씨에겐 동산에 올라 별을 헤아리는 일이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렵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온 몸의 관절이 굳는 전신 류머티즘에 걸린 이후 줄곧 방 안에서만 지내야 했다.

그런 서씨가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너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샘물처럼 맑아진다' (혜진서관 刊) 라는 시집으로 펴냈다.

6년 넘게 보듬고 다듬어서 펴낸 이 시집을 통해 그는 장애인으로서의 삶의 아픔을 노래하면서도 오히려 온 몸이 성한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어 뭉클하다.

비록 불편한 육신의 테두리에 갇혀 있지만 누구도 가보지 못한 아름다운 세상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서씨는 건강한 손가락 세 개만으로 오늘도 장애인 복지시설 나눔의 집에서 부지런히 사랑의 시심을 닦고 있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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