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도]80.영화제작자…그들은 누구인가(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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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영화는 결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창의적인 부분에서야 감독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현대 영화들은 갈수록 제작자 (프로듀서) 의 역할과 비중이 커가고 있다.

초기 발상.기획 단계에서 흥행까지 관장하는 제작자들의 파워에 감독의 위상이 압도당하는 사정은 외국이나 우리나 마찬가지다.

촬영장에선 "액션!" 과 "컷!" 을 외치는 감독이 전권을 가지고 있겠으나 실제로 영화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데에 제작자가 빠질 수 없는 형편이다.

한마디로 영화제작자는 영화제작 과정의 대부분에서 결정권을 가진 당사자다.

감독이 작품 자체에만 관여하는 것에 비해 제작자의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사람과 돈의 씀씀이는 물론 기획 초기부터 상영이 끝나 역사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제작자들은 영화를 친자식처럼 돌보게 된다.

제작자들은 관계나 관여정도에 따라 기획제작.제작총지휘.공동제작.제작부장 등 영화 마지막 자막에 붙여지는 호칭도 여러가지다.

영화산업이 극도로 발달한 할리우드의 경우 제작자들의 명성마다 액션.멜로.SF.코미디.컬트.대하극 등의 전문분야를 지칭하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한국의 제작자에겐 그런 식의 전문 타이틀이 없다.

돈될 만한 영화라면 장르에 상관없이 뛰어드는 상황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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