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리더는 혼돈의 시대에 미래를 꿈꾼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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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호 30면

Q.당신은 리더십을 뭐라고 정의하나요.(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패트 캠벨)

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107> 리더십이란 무엇인가요

A.어쩌면 그 질문을 던지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당신이 계시는 지역이나 미국이나 할 것 없이 전 세계가 혼란과 불안과 분노에 휩싸여 있습니다. 사람들은 방황합니다. 당신도 그렇게 보이는군요. 정부든 기업이든 우리를 이런 혼란에서 구해줄 리더십은 어떤 것일까 하고 말이죠.

리더라고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전례 없는 대혼란의 부담을 느끼고 있죠. 대부분의 리더도 보통 사람들처럼 위기의 파도가 언제쯤 닥칠지, 위기의 깊이는 얼마쯤인지, 위기가 언제쯤 끝날지 모릅니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리더십은 어떠해야 할까요. 첫 번째 답을 말씀드리면 리더십의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단지 현재의 리더들이 과도한 상태에 놓였을 뿐이죠. 리더는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리더의 역할은 비전을 제시하고, 유능한 인재들로 팀을 꾸리고, 그 팀을 관리하고, 성과에 보상하고, 교육하고, 결정하고, 혁신하고, 집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팀장·임원이나 최고경영자라면 현재의 위기 국면에서 결코 소홀해선 안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회사의 미래를 개척하는 것입니다.

평상시에도 리더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문제는 회사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단기적·장기적 측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리더라면 우선 직원·매출·비용을 잘 관리해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야 합니다. 동시에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미래 프로젝트에도 투자해야 합니다. 전에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죠. 밥을 먹는 동시에 꿈을 꾸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이자 역설이라고요.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리더는 단기 수익에 급급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사느냐, 죽느냐 하는 경쟁이 워낙 치열하니까요.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직원을 자르고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려 합니다. 지엽적인 부분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씨름하죠. 직원들을 몰아붙여 미래를 위한 혁신에 관심을 가질 수 없게 합니다. 가뜩이나 책상이 없어질까 불안해하는 직원들에게 근무 강도를 대폭 높이도록 요구하죠. 그러면서 “지금보다 몇 배로 열심히 뛰지 않으면 앞날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바로 거기 있습니다. 앞날을 밝히고 개척하는 데 소홀하다는 것이죠. 왜냐고요? 인간의 본성이 그렇습니다. 당장 물에 빠져 죽게 생겼는데 날씨 좋은 날 피크닉을 떠날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럴 때 리더가 장래 계획을 얘기하면 직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어렵다고 직원들을 잘라 놓고 어떻게 막연한 프로젝트에 투자할 궁리를 하느냐” “급여를 깎자면서 그 돈을 엉뚱한 데 쓰는 것이 아니냐”는 거죠.

비용 절감이 절체절명의 화두가 되는 때에 새로운 지출 계획은 강한 반발에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주저앉아서는 안 됩니다. 직원들에게 다가가세요. 그래서 미래를 위한 당신의 아이디어와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전파하세요. 조직 차원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당신이 제시하는 미래는 흥미진진하고 전도유망한 것이어야 합니다. 직원들의 이해를 구하세요. 모두가 마음과 힘을 모으면 회사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고 더 좋아진다는 것을 말이죠.

오해는 하지 마세요. 위기의 순간에도 단기적 회사 경영과 장기 계획 수립에 50대50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현재의 위기 극복에 100%의 에너지를 쏟고 있다면 그것을 75~80%로 줄이고, 나머지 20~25%는 회사의 미래를 구상하고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의 국면이 매우 심각하고 단기적으로 생존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1~2년, 늦어도 3년 안에는 회복세가 나타나겠죠. 그러면 비즈니스 환경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고, 경쟁자는 적어지겠죠. 그때 기회를 잡는 것은 준비된 기업만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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