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음식점,새대통령 뽑은 날 오늘은 공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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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늘은 기쁜 날, 새 대통령과 함께 경제를 되살리는 데 우리 모두 동참합시다.

" 19일 오전9시쯤 서울강서구화곡6동 불고기집 '찰떡 등심' 주인 김남영 (金南永.38) 씨는 먹글씨로 쓴 커다란 한지를 2층건물 벽에다 내걸었다.

20일까지 이틀동안 고기를 70% 할인한 값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단골인 동네주민들에 아예 술과 고기 모두 공짜라고 알렸다.

金씨가 '5백여만원을 손해보는' 결정을 내린 것은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후보가 당선돼 기쁜데다 金당선자에게 특별히 부탁할 말이 있기 때문. 전남영광 출신으로 金후보가 당선돼 그동안의 응어리가 풀린 것같다는 金씨는 "3년전 개업한 식당 매출이 요즘 들어 뚝 떨어질 정도로 경제가 어려워져 안타깝다.

金당선자가 앞으로 경제난을 잘 해결해 주길 바라는 뜻에서 이같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지역감정도 해소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이날 오후2시 점심시간을 훨씬 지난 시간인데도 식당안에는 10여명의 손님들이 대선을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동네주민 윤석호 (尹錫虎.49.자영업) 씨는 "선거를 통해 정권을 교체했다는 역사적인 일을 함께 기뻐하고 있다" 며 "축적된 경륜으로 국제통화기금 (IMF) 경제한파를 극복해 달라" 고 金당선자에게 요망했다.

또다른 주민 심헌섭 (沈憲燮.48) 씨도 "金당선자가 앞으로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고 덧붙였다.

서울관악구신림2동 '사계절' 레스토랑도 이날 2천원 받던 커피를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주인 김명진 (金明進.46) 씨는 "金당선자가 그동안 소외된 계층도 잘 살 수 있도록 힘써주길 부탁한다" 고 말했다.

고정애.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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