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불황일수록 직원 기살려주기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종업원 기 (氣)가 죽으면 불황도 못 이깁니다.' 감원.감봉.부도등의 우울한 뉴스가 잇따르면서 기가 꺾여가는 직장인들의 사기앙양을 위한 갖가지 처방이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경비절감등은 불가피하더라도, 최소한 서로 마음만은 따뜻하게 가져가자는 의도다.

엘지백화점은 지난 11일부터 간부들이 일찍 회사에 나와 평사원들의 출근시간에 맞춰 현관에 도열, 백화점 안내원식 인사를 하며 사원들을 맞기 시작했다.

'굿모닝 LG' . '함께 힘을 모읍시다' 라고 외치며 사장을 포함한 팀장급이상 간부들이 30~40도 허리를 굽혀 평사원들에게 깍듯이 절을 하는 진풍경이 매일 연출되고 있는 것. 또 대웅제약은 오전 9시~10시30분사이에 임원.팀장.내근 사원들이 조별로 돌아가며 현관에 나와 일하러 나가는 영업사원들에게 따뜻하게 데운 대추촌 치어팩을 나눠주며 '힘찬 하루 되세요. 대웅가족 파이팅' 이라고 격려하고 있다.

치어팩은 음료를 덥히거나 얼려서 여러차례 먹기에 적합하도록 된 용기로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서 1~2시간쯤 온기를 유지한다.

그랜드백화점은 최근 정해관 (丁海寬) 사장이 사내방송을 통해 "경제난을 기화로 직원 급여.상여금을 감축하거나 인력을 줄이지는 않겠다" 고 다짐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9일부터 판매여사원을 위한 안마실을 만들었는가 하면 아예 기체조 강좌까지 개설한 케이스. 한달에 1백만원의 강사료를 회사측에서 제공하는 이 강좌는 퇴근시간후 1시간씩 사내에서 진행되는데 적은 비용의 투입으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웅제약 신희수 (申羲秀) 부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사원들의 사기가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기살려주기 운동을 시작했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