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1번, 박대동 후보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4·29 재·보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6일 오전 7시.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울산 북에 출마한 박대동 후보와 함께 출근 인사를 시작했다. 정 최고위원은 출근 인사에 늦지 않으려고 전날 밤 내려와 경주에서 잤다고 한다. 지난 13일 박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번 주에만 두 번째 경주·울산행이다.
당 지도부는 울산 동구에서 내리 5선을 한 정 최고위원에게 울산 북 선거를 전담시켰다. 정 최고위원의 참모들이 “무소속 시절 본인 선거보다 더 열심히 뛴다. 그만큼 의욕이 강하다”고 할 정도다. 이날 오후에는 경주로 가 정종복 후보의 유세를 도왔다. 정 최고위원은 “어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다음 한나라당에 들어오겠다고 하는데 제가 무소속에서 한나라당에 들어오는 데 20년이 넘게 걸렸다”며 무소속 정수성 후보를 비판했다. 울산에서 가까운 경주도 그의 몫이 됐다. 경주는 친박근혜 성향임을 내세운 정수성 후보가 있어 한나라당 내 친박 의원들이 지원 유세를 꺼리는 지역이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무소속 시절을 오래 보내 ‘남의 선거’를 도운 경험이 별로 없다. 당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을 받아 온 정 최고위원에게 이번 재·보선은 결과에 따라 당내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박희태 대표는 아예 울산 유세에서는 “저를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 여기는 정계의 큰 거목인 정몽준 최고위원만 오면 안 되겠나”라며 매번 정 최고위원을 앞세운다. 지난 15일 인천 부평을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은 “정치는 출세의 수단이 아니고 봉사하는 기회”라고 말했었다. 정 최고위원으로선 이번 재·보선을 당에 봉사하는 기회로 삼은 셈이다.
선승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