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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선거보다 더 뛴다’는 정몽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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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호 1번, 박대동 후보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4·29 재·보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6일 오전 7시.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울산 북에 출마한 박대동 후보와 함께 출근 인사를 시작했다. 정 최고위원은 출근 인사에 늦지 않으려고 전날 밤 내려와 경주에서 잤다고 한다. 지난 13일 박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번 주에만 두 번째 경주·울산행이다.

당 지도부는 울산 동구에서 내리 5선을 한 정 최고위원에게 울산 북 선거를 전담시켰다. 정 최고위원의 참모들이 “무소속 시절 본인 선거보다 더 열심히 뛴다. 그만큼 의욕이 강하다”고 할 정도다. 이날 오후에는 경주로 가 정종복 후보의 유세를 도왔다. 정 최고위원은 “어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다음 한나라당에 들어오겠다고 하는데 제가 무소속에서 한나라당에 들어오는 데 20년이 넘게 걸렸다”며 무소속 정수성 후보를 비판했다. 울산에서 가까운 경주도 그의 몫이 됐다. 경주는 친박근혜 성향임을 내세운 정수성 후보가 있어 한나라당 내 친박 의원들이 지원 유세를 꺼리는 지역이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무소속 시절을 오래 보내 ‘남의 선거’를 도운 경험이 별로 없다. 당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을 받아 온 정 최고위원에게 이번 재·보선은 결과에 따라 당내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박희태 대표는 아예 울산 유세에서는 “저를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 여기는 정계의 큰 거목인 정몽준 최고위원만 오면 안 되겠나”라며 매번 정 최고위원을 앞세운다. 지난 15일 인천 부평을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은 “정치는 출세의 수단이 아니고 봉사하는 기회”라고 말했었다. 정 최고위원으로선 이번 재·보선을 당에 봉사하는 기회로 삼은 셈이다.

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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