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가요계 편집음반시대…각레코드사 11년간 히트곡 CD 한장에 14곡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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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우리가요에도 컴필레이션 (편집) 음반이 나왔다.

지금까지는 팝송에서 둘이상의 직배사들이 손잡고 자사 소속 스타들의 히트곡을 모은 편집음반만 판매됐으나 이제는 가요도 음반 제작자 여러명이 각자 판권을 가진 히트곡을 한 음반에 수록해 내놓는 시대가 된 것. 최근 출시된 록레코드의 '명작' 이 국내의 첫 가요편집음반이다.

'명작' 에는 85년부터 96년까지 인기를 모은 발라드 14곡이 실려있다.

록레코드가 판권을 가진 주주클럽의 '나는 나' 를 비롯해 서울음반의 판권보유곡 '아름다운 구속 (김종서)' '별이 진다네 (여행스케치)'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다섯손가락)' , ' 희야 (부활)' '매일 그대와 (최성원.라이브)' 라인음향의 보유곡 '아름다운 이별 (김건모)' , 루키엔터테인먼트의 보유곡 '엔드리스 러브 (김민종)' 등이다.

한 음반사가 자체 판권보유곡을 모아 음반을 낸 경우는 과거 종종 있었으나 이처럼 여러 음반사의 판권보유곡을 한데 모은 것은 '명작' 이 처음이라고 록레코드측은 설명한다.

편집음반은 몇년전부터 국내팝계에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 다.

불황속에서도 얼마전 EMI와 폴리그램이 손잡고 낸 '나우3' 는 55만장 팔려 팝계 최다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요계에서는 제작자들이 남의 음반에 판권 내주기를 꺼려왔고 가수들 역시 자기 노래를 남의 노래와 섞는 것에 반대하는 이가 많아 편집음반이 나오지 못했다.

따라서 '명작' 의 출시는 일반팬에게는 여러 가수의 각 히트곡을 한 음반에서 들을 수있으므로 크게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음반사 입장에서는 가수들의 발췌곡이 실린 독집앨범의 판매고가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 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명작' 제작을 주도한 록레코드측은 "매매가 거의 없어진 옛노래만 편집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가요에 관심이 적었던 성인들이 편집음반을 찾으면서 국내가요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또 길거리에서 파는 불법편집음반 (길보드테이프) 이 정식편집음반으로 대체되는 긍정적효과가 있다" 고 설명한다.

다만 가요편집음반은 독집음반 수록곡 중 히트곡을 제외한 다른 곡들은 팬들 곁에 가보지도 못하고 사장되는 처지가 돼 작사.작곡자.가수의 창작의욕을 떨어뜨리는 문제점을 안고있다.

어쨌든 '명작' 은 로얄티로 판권보유자 및 작곡.작사가에게 판매액의 약40%를 줘야하지만 출시 열흘만에 3만장 넘게 팔리는등 반응이 좋아 조만간 2집이 나올 계획. 이에 자극된 다른 음반사들도 편집음반제작을 고려하고있다는 소문이다.

강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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