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뇌졸중 이후 김정일 동영상 첫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북한이 7일 지난해 8월 와병 이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을 처음으로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했다. 지난해 8월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뒤 김 위원장 사진은 많이 공개됐지만 동영상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7시 방송된 기록영화는 한 시간 분량으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김 위원장이 여러 부문에서 사업을 지도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와병 기간으로 추정되는 8월 중순부터 11월 하순까지의 활동 내역은 등장하지 않는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 초 함경남도의 목장·산림장을 현지 지도한 내용을 보여준 뒤 지난해 11월 24일 신의주를 방문하는 장면으로 건너뛰었다. 대부분은 12월 현지지도 활동이었다.

영화에서 김 위원장은 와병 이전인 지난해 8월 7일 함경남도 함주 돼지공장·염소목장을 현지지도할 때는 활동적으로 걷고 대화할 때 양손을 자연스럽게 사용했다. 그러나 와병 이후의 첫 모습인 지난해 11월 24일 평안북도 신의주 낙원기계연합소·화장품 공장 현지지도 때는 왼손을 주머니에 넣었고, 걷는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 뇌졸중에서 회복되는 과정이라 걷는 자세가 부자연스러울 수 있어 화면에 담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12월 1일 중앙동물원을 현지지도할 때는 난간을 잡은 채 보폭을 좁혀 옆으로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이후 김 위원장의 자세는 다시 자연스러워져 12월 11일 사리원 닭공장 등을 방문했을 때는 왼팔을 가슴까지 들어올리거나 같은 달 18~19일 자강도 기계공장 등을 둘러보고 공연을 관람할 때는 두 손을 얼굴까지 올려 박수를 치는 모습(사진)을 보였다.

조선중앙TV는 기록영화 방영 직후인 이날 오후 7시36분쯤 지난 5일 북한의 로켓 발사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광명성 2호’ 발사를 대대적으로 자축하며 이를 김 위원장의 통치 성과로 돌리기 위해 기록영화와 함께 내보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채병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