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시조 백일장]입선- 가을속에 앉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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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벽 속에 갇힌 채로

흘러온 시간들이

안으로 강물되어

여울지는 푸른 설움

저무는

꿈 언저리엔

놀이 지고 있습니다

잊었던 이름들이

그리움에 묻어나면

먼 산이 성큼 다가와

가슴으로 안깁니다

아립던

속살 깊은 곳엔

안개꽃이 집니다

돌아보면 그만큼

어둠은 깊은 곳을

서둘러 눈 감은 채

손 모아 마음열면

가렸던

구름밭을 지나

한 하늘이 뵙니다

송정호 <대구시 수성구 중동 21 - 5 소라빌라3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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